<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한태현 >
제러드 영(Jared Young), 두산 베어스
1995년 7월 9일생(만 29세)
코너 내/외야수, 우투좌타, 188㎝ 83㎏
2024시즌(AAA) 멤피스 레드버즈 74경기 286타석 11홈런 0.285/0.411/0.506 BB/K 0.77 wRC+ 140
계약 총액 30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올해 6월까지 두산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쳤다. 6월 15일 당시 1위였던 KIA를 1게임 차까지 뒤쫓으며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후반기 2주 동안 3승 7패를 기록하며 4위까지 떨어졌다.
이에 두산은 초강수를 뒀다. 7월 23일, 후반기 OPS 0.800을 기록한 라모스를 방출하고 새로운 외인 타자 제러드 영을 영입했다. 7월 셋째 주 OPS가 0.668로 타격감이 다소 떨어진 탓도 있지만 나쁜 워크에식이 가장 컸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강단이었다.
배경
제러드 영은 대학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2017년 올드 도미니언 대학교 소속으로 NCAA 디비전1 Sun Belt 컨퍼런스에서 OPS 1.021, 공격 11개 부문 팀 내 1위를 기록하며 ABCA/Rawlings Third Team1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당해 만 21세에 MLB 신인드래프트 15라운드(전체 465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되었다. 로우 싱글A에서 시작했고 OPS 0.647을 기록하며 이듬해 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싱글A에서 OPS 0.893, IsoP(순장타율) 0.212를 기록하며 컵스 마이너리그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이후 하이 싱글A에 진출해 팀 내 홈런 4위, 타점 2위, 타율 1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2019년 시카고 컵스 유망주 24위로 꼽혔고 AA로 진출했다. 하지만 OPS 0.615로 조금 주춤했다. 절치부심한 영은 2021년 다시 AA에서 출장해 OPS 0.915를 기록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AAA에 진출했고 37경기 5홈런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에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9월 14일 팀 주전 외야수였던 라파엘 오르테가가 손가락 부상으로 6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에 컵스는 1루와 코너 외야 수비가 가능했던 영을 콜업했다. 그리고 9월 16일 영은 꿈에 그리던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22타석 7삼진 0.263/0.364/0.368을 기록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윌슨 콘트레라스와 스즈키 세이야가 부상에서 복귀하며 다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이후 2023년 2월 영은 WBC 캐나다 대표팀에 승선했다.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두 번째 기회였다. 하지만 14타수 2안타(1홈런)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캐나다는 C조 3위로 1라운드에서 탈락했고 영은 팀으로 돌아가 시즌을 준비했다.
절치부심한 영은 2023년 AAA를 폭격했다. 210타석 13홈런 0.326/0.431/0.617을 기록했다. 당해 주전 1루수 트레이 맨시니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컵스는 6월 영을 콜업했다. 영이 맞이한 세 번째 기회였다.
6월 28일 복귀전 빅리그 첫 홈런과 첫 3경기 OPS 1.666을 기록하며 1루 자리를 꿰차는가 했지만, 7월 30타석 2안타(1루타 2개)를 기록하며 영은 결국 강등됐다. 9월 다시 빅리그 기회를 받았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11월 DFA가 됐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팀을 옮겼다.
여전히 AAA에선 강했다. 2024년 OPS 0.917 wRC+ 140을 기록했다. 하지만 폴 골드슈미트, 알렉 버럴슨 등 영의 수비 포지션엔 붙박이 주전이 있었다. 3번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이적한 팀에서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던 영은 7월 23일 두산과 계약을 맺으며 KBO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타격
영은 파워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AAA에서 2022년부터 올해까지 IsoP가 각각 0.190, 0.268, 0.221로 상당한 장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3년 451피트(약 137m)짜리 대형 홈런을 친 적도 있다.
기본적으로 파워 히터지만 공갈성은 아니다. AAA 3시즌 동안 GB/FB 1 이상을 기록하며 땅볼을 가장 많이 생산했다. 확실한 거포 유형보단 빠른 타구 속도를 바탕으로 한 갭히터 유형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23년 HR/FB 28%를 기록할 정도로 공을 띄웠을 땐 장타를 잘 생산했다. 적은 타석이지만 2023년 MLB에서 Barrel% 10%를 기록했을 정도로 위협적인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최근 3시즌 AAA 타구 종류, 분포 지표 >
타구 방향은 당겨친 비중이 조금 더 컸지만 비교적 고른 편이다. 다만 홈런은 당겨친 타구가 많았다. 2023, 2024년 AAA에서의 홈런 32개 중 22개가 홈플레이트 기준 우측에 위치했다. 갭히터지만 당겨친 뜬공은 여지없이 담장을 넘어갈 수 있다.
< 2023, 2024년 AAA 타구 분포도 >
얼핏 영의 좌우 스플릿 기록을 보면 우투수에게 상대적으로 약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022년, 2023년 모두 우투수 상대 OPS가 더 높다. 올해의 경우 OPS는 좌투 상대가 높지만 BABIP 좌투 상대 0.386, 우투 상대 0.307을 기록했다. 2023년 컵스 감독이었던 데이비드 로스도 영이 우투수에게 강하다고 말했다. 기록에서 보이는 좌우 편식은 운이 안 좋았던 것일 수도 있고, 3배가 넘는 타석수 차이에서 나온 착시일 수도 있다. 큰 문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 AAA 통산 좌우 스플릿 >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컨택 능력이다. 타석에서 적극성을 줄이고 컨택에 집중했다. 2023년 52.9%였던 스윙률은 2024년 43.5%로 감소했고 컨택률은 71.7%에서 76.6%로 증가했다. SwStr%(스윙 스트라이크 비율)도 4.7% 감소했으며 특히 존 바깥 컨택률이 19.4% 상승했다. 자연스레 K%도 감소했다. 올해 영은 타석에서 투수를 좀 더 괴롭힐 수 있는 타자로 성장했다.
< 2023, 2024년 K%, BB%, 스윙, 컨택 관련 지표 >
수비, 주루
영은 코너 내/외야 수비가 가능하다. 2018년 처음으로 좌익수로 출전했고 이후 최근 3년간 1루, 3루, 좌익수, 우익수로 출전했다. 1루 수비는 능숙하며 운동신경이 좋아 외야 수비도 큰 문제는 없다는 평을 받았다. 라모스 대체자로 온 만큼 두산에서 김재환과 함께 코너 외야 수비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주루 능력은 평범한 수준이다. 2023, 2024년 AAA에서 Spd 5.3, 5.2를 기록했다.
<최근 3시즌 AAA 포지션별 출장 이닝>
2018년 12일짜리 작은 부상을 제외하곤 큰 부상 이력이 없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전망
AAA 성적으로만 보면 특급 용병 타자다. AAA 3년간 투고타저인 IL(인터내셔널 리그)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걱정도 크지 않다. 올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외인 타자 중 페라자와 레이예스도 작년 IL에서 wRC+ 130, 83을 기록했다. 영은 2023년 147, 2024년 140을 기록했다.
게다가 멤피스 레드버즈의 홈구장은 IL 20개 구단 구장 중 6번째로 홈런 파크팩터가 낮은 구장이다. 잠실 야구장이 투수 친화적 구장이지만 이를 감안하면 장타 생산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AAA에서 꾸준히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에도 문제없다.
7월 27일 영은 한국에 입국했다. 그리고 30일 대타로 출전해 KBO 첫 안타를 2루타로 신고했다. 두산은 후반기 팀타율 0.258로 리그 7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등을 위해선 영이 타선에 힘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 과연 영은 팀이 다시 5강권에 진입하는 데 힘이 돼 줄 수 있을까?
참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Baseball America, Baseball Reference, Fox Sports, Milb
야구공작소 장호재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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