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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야구

세상에 똑같은 야구는 없다 – ④ 제목은 부러지지 않는 배트로 하겠습니다. 근데 이제 나무를 곁들인

By 이금강
2024년 2월 6일 6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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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희진 >

“세상에 똑같은 야구는 없다” 시리즈는 야구의 형태를 가졌지만 우리에게 낯선 규칙을 도입한 세계의 여러 야구를 살펴봅니다.

재미, 안전, 공정함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생겨난 규칙을 알아보고 야구라는 스포츠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본 글은 어떠한 광고도 받지 않았음을 알립니다.

 

목재 배트의 가장 큰 단점은 내구성이다. 아무리 잘 치는 프로 선수라도 하나의 배트를 1년 내내 사용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충격에 약한 손잡이 부분이나 배트 끝에 공이 닿으면 배트는 버티지 못하고 부러져버리고 만다. 특히 사용하는 재질의 차이를 배제하더라도 현대의 목재 배트는 스윙 스피드를 올리고 배트를 좀 더 용이하게 다룰 수 있도록 손잡이 부분이 과거에 비해 가늘어졌다. 때문에 부러질 확률이 옛날과 비교해 더욱 커졌다.

< 20세기 초반의 목재 배트와 21세기 목재 배트의 모양 비교 >

 

왜 목재 배트를 사용하는가

그렇다면 이처럼 내구성이 약한 목재 배트가 계속 사용되는 이유가 뭘까? 공식야구규칙에서 목재 배트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공식야구규칙 3.02(a)에 보면 배트는 “겉면이 고른 하나의 목재로 된 둥근 나무”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공식야구규칙은 세상에 많고 많은 재료 중에 왜 목재를, 그것도 통나무로 된 배트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한 것일까?

왜냐하면 목재 배트가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배트와 비교해 정타를 만들어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과 연구 덕분에 십수 년 전부터 목재와 동일한 반발력을 가진 비목재 배트를 생산할 수 있다. 즉, 반발력 규제를 적절하게 부과한다면 비목재 배트와 목재 배트가 유사한 성능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속이 꽉 찬 상태로 만들 수밖에 없는 목재 배트와 속을 비워서 만들 수 있는 비목재 배트와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타자 입장에서 같은 무게라고 해도 비목재 배트가 목재 배트보다 스윙을 돌리기에 훨씬 편안하다. 또한 정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부분, 이른바 ‘스윗 스팟’이 목재 배트보다 비목재 배트가 더 넓다. 여기에다가 목재 배트는 배트에 사용된 목재의 질에 따라 같은 모델이라고 해도 성능의 차이가 있는 반면에, 비목재 배트는 같은 모델이라면 균일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교 야구를 예시로 들어보자. 미국 고교야구와 대학야구의 규칙을 보면 타자는 목재 배트와 BBCOR 인증을 받은 배트를 자유롭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BBCOR란 Batted Ball Coefficient of Restitution의 약자로, NCAA가 비목재 배트의 반발력을 목재 배트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개발한 계수를 말한다. 날아오는 공이 배트에 맞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상실하는지 측정한 것인데, 이 계수가 0.500 이하를 기록한 배트만 BBCOR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대학야구는 2011년부터, 고교야구는 2012년부터 BBCOR 인증을 받은 배트만 경기에서 사용하도록 규칙을 신설했다.

< BBCOR 인증을 받은 배트에 새겨지는 인장 >

최고점이 사실상 같은 목재 배트와 비목재 배트 사이에서 미국 고교생과 대학생은 무슨 배트를 선택할까? 100명 중 99명, 아니 1,000명 중 999명은 비목재 배트를 사용한다. 왜냐면 비목재 배트로 돌려서 원하는 타구를 만들어 낼 확률이 목재 배트로 할 때와 비교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2023년 미국 대학야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칼리지 월드 시리즈(College World Series) 결승전을 예로 들자면, 우승팀 LSU와 준우승팀 UF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전원이 비목재 배트를 사용했다. 즉, 성적을 내기 위해 어느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라고 한다면 비목재 배트가 합리적이란 뜻이다.

< 2023 NCAA CWS 결승전 사용 배트 일람. 18자루 모두 비목재 배트이다 >

그럼 프로 레벨로 다시 돌아와 보자. 메이저리그든 KBO리그든 프로 세계에 데뷔하는 선수는 당대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다. 배트를 거꾸로 잡고 쳐도 3할에 30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이런 선수들이 많은 리그에서 스윙하기 편안하고 정타를 만들기 쉬운 배트가 허용된다면 강타자와 약타자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한 이유로 과학과 기술의 발전 덕분에 다양한 신소재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야구는 150년 전에도 사용하던 목재를 여전히 채택하고 있다.

 

언젠가는 목재 배트를 써야 하지만…

꿈의 무대에 나서고 싶은 어린 선수의 입장에서, 목재 배트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결국 목재 배트가 가진 특유의 무게 감각과 좁은 스윗 스팟을 견뎌내야만 프로 무대에 설 수 있다. 그렇기에 프로를 지망하는 미국 고교 및 대학 학생 선수들은 경기에서 비목재 배트를 쓰더라도 목재 배트 연습을 쉬지 않는다.

더 나아가 미국에서 고교 및 대학 정규 시즌 외 열리는 몇몇 대회에서는 목재 배트만 사용하는 것이 규칙이다. 대학 또는 프로팀 소속 스카우트 일부는 목재 배트 대회만 돌아다니면서 정확한 타격을 구사하는 선수만 찾는다. 즉, 미국 고교생들이 비목재 배트만 쓴다는 말은 사실 반쯤 맞고 반쯤 틀린 말이다.

아직 타격에 미숙한 학생 선수들이 목재 배트를 수도 없이 부러트리기에 미국 시장은 목재 배트의 ‘어려운’ 타격감을 유지하되 좀 더 튼튼한 배트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일부는 대표적인 현대 야구 배트의 재료인 단풍나무, 자작나무, 물푸레나무에서 벗어나 너도밤나무나 과야이비나무를 시도하거나, 과거에 사용된 히코리나무 등을 다시 불러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시도보다 더 성공적인 방식은 ‘통나무’ 목재 배트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대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BBCOR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어차피 재료가 목재이기에 BBCOR 계수 제한을 초과할 위험도 적었다. 그런 생각 속에 고안된 것이 혼합 목재 배트이다.

 

젓가락도 뭉치면 강하다

혼합 목재 배트의 제조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목재 조각을 결합해 내구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단일 목재 배트는 목재 특유의 결에 따라서 내구성이 탄탄한 방향과 그렇지 못한 방향으로 나뉜다. 조각을 결합하는 방식은 목재의 결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약한 방향을 배제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배트의 어느 부분에 공이 맞더라도 부러질 위험이 단일 목재 배트보다 낮다. 배트의 성능과 가격은 어떤 목재를 결합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이 방식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재료는 대나무이다. 압축이나 휨에 대한 내성이 다른 목재보다 강한 대나무지만, 속이 비었다는 구조적인 특징 때문에 단일 목재 배트로 태어날 수가 없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성질을 활용하기 위해 대나무를 기술적으로 결속한다면 하나의 튼튼한 배트가 만들어진다. 대나무 단독으로는 만족할 만한 타격 성능이 나오지 않기에 대나무와 단풍나무를 섞는 등의 조합도 존재한다. 대나무 외에도 강도가 높기로 알려진 히코리나무와 탄오크를 결합하거나, 타격 성능에서 우월한 단풍나무와 물푸레나무를 섞은 배트도 등장했다.

< 위 = 대나무로 만들어진 배트, 아래 = 히코리나무와 탄오크로 만들어진 배트 >

두 번째 방식은 탄소 합성 소재를 삽입해 내구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단풍나무처럼 단단하고 높은 성능을 내는 재질의 속을 정교하게 파낸 후 그 자리를 탄소 합성 소재로 채우거나 약한 부분인 손잡이에 탄소 합성 소재를 사용해 손울림 방지와 경도를 동시에 추구하는 배트가 이에 해당된다.

< 탄소 합성 소재를 배트 내부에 삽입해 내구성을 강화한 배트 >

마지막 방식은 정말 독특하다. 이 배트는 3중 구조로 되어있다. 가장 바깥쪽 구조는 목재로 만들어진 외피이다. 그 안쪽에 강화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층이 있으며, 속은 특수한 거품형 플라스틱으로 채워져 있다.

이게 무슨 목재 배트냐고 묻는 독자도 있겠지만, 당연히 이 배트도 다른 혼합 목재 배트처럼 BBCOR 인증을 받았다. 또한 속도 채워져 있기 때문에 이 배트를 목재 배트의 대체품으로 간주하는 리그가 많다. 이 배트는 심지어 마이너리그의 루키 리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 물론 이 배트도 수식어처럼 무적은 아니다 >

 

단일 목재 배트의 타격감, 그러나 더 경제적인

그렇다고 해서 혼합 목재 배트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만들었냐에 따라 단점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대나무로 만들어진 배트는 가격 측면에서 그 어느 배트보다 저렴하지만, 다른 소재를 활용한 배트와 비교해 타구의 질이 떨어지고 공을 빗맞혔을 때 손울림이 강하다. ‘B’사의 배트는 내구성이 정말 강하지만 비싸며, 정확한 타격을 해내기가 제법 어렵다.

우리나라의 야구 산업을 고려한다면, 아직 혼합 목재 배트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점도 단점이다. 엘리트 야구든 사회인 야구든 우리나라에서 혼합 목재 배트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이기에 연습용으로 이런 배트를 구매하고자 해도 전량 수입해야만 한다. 자연스럽게 구매하는 과정이 번거로워지며 환율 차이로 인한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혼합 목재 배트의 존재 이유는 확실하다. 단일 목재 배트와 유사한 타격감을 가졌지만 오래 쓸 수 있기에 경제적이다. 글에서 소개한 몇몇 혼합 목재 배트는 잘만 쓴다면 알로이 배트 이상의 수명도 기대할 수 있다. 탄소 합성 소재를 삽입한 배트의 경우 다른 혼합 목재 배트와 비교해 확실히 빨리 부러지지만, 여전히 단일 목재 배트보다는 내구성이 높다. 즉, 배트 하나의 가격은 단일 목재 배트보다 비쌀 수 있지만 교체 주기가 긴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배트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든다. 엘리트 야구를 추구하는 학생 선수가 충분히 쓸 만한 가치가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가 고교야구에 비목재 배트를 도입할지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전문가와 학부모는 이것이 2004년 이전에 사용된 알로이 배트(알루미늄 배트)의 부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현행 규정상 단일 목재 배트를 제외한 다른 모든 종류의 배트가 비목재 배트이다. 알로이 배트, 컴포짓 배트와 함께 오늘 소개한 혼합 목재 배트도 비목재 배트 속에 포함된다는 점을 독자들은 알아주길 바란다.

  

참고 자료: Smithsonian Magazine, Bat Digest, Justbats, 연합뉴스

야구공작소 이금강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희진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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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KBO 최초 한 시즌 두 타자 200안타 2026년 10월 6일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KBO 최초 한 시즌 두 타자 200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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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레이예스 선수의 경우 2024년 200안타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200안타를 기록했고, 최원준 선수의 경우는 개인 통산 첫 번째이자 국내 선수 중에서는 2014년 서건창 선수 이후 12년 만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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