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Marca >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잘 치는 3루수는 누구일까? 아마 라파엘 데버스(보스턴 레드삭스)나 호세 라미레즈(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오스틴 라일리(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같은 쟁쟁한 선수들의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wRC+를 기준으로 정답은 탬파베이 레이스의 이삭 파레데스다.
2022년 4월 파레데스는 오스틴 메도우스의 대가로 디트로이트에서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됐다. 디트로이트에서 뛴 2020~2021년에는 193타석에서 wRC+ 64를 기록하며 타석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탬파베이로 이적한 두 번째 해인 2023년에는 8월까지 466타석에서 0.256/0.354/0.506의 슬래시라인과 함께 27홈런, wRC+ 141을 기록했다.
파레데스가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적극적인 당겨치기 & 스윙
디트로이트 시절 파레데스는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가지고 있으면서 준수한 콘택트 능력을 보유한 타자라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장타를 칠 수 있는 힘과 기술이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 정작 경기에서 장타력을 발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탬파베이는 그의 장타력을 끌어내기 위해 당겨치기를 주문했다..
파레데스는 이를 완벽하게 해냈다. 2021년 44.4%였던 그의 당겨친 타구 비율은 2022년 49.2%, 2023년 52.7%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 시즌 그의 당겨친 타구 비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MLB 타자 중 가장 높다.
스윙도 더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 스윙하는 비율은 2021년 58.9%에서 2022년 60.7%, 2023년 66.7%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변화도 성공적 결과로 이어졌다. 베이스볼서번트에서 제공하는 SWING & TAKE 프로필에 따르면 Heart 존 스윙이 2021년부터 -5점, +1점으로 차츰 증가하더니 올 시즌에는 +19점으로 급상승했다.
또 다른 변화도 감지됐다. 공을 띄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23년 그의 스윗스팟%는 31.3%로 2022년의 27.4%에 비해 증가했다. 타구 평균 속도는 작년에 비해 시속 0.4마일이, 최고 속도는 시속 2.7마일 감소했다. 홈런/뜬공 비율도 작년과 거의 일치한다. 하지만 더 많은 공을 띄움으로써 타석 당 홈런 개수는 작년에 비해 증가했다.
내려간 손 위치
< 사진 1. 좌측부터 디트로이트 시절, 22시즌, 23시즌 순 >
타격 성향뿐만 아니라 타격자세에도 미세한 조정이 있었다. 해가 지날수록 팔의 위치가 내려가는 것이 보인다.
파레데스는 타격 직전에 몸을 한껏 웅크린다. 여기서 내려간 손은 타격 과정에서 손의 움직임을 줄인다. 이는 일관성 있는 스윙 궤도 유지에 도움 된다. 꾸준히 당겨칠 수 있는 자세가 된 것이다.
< 사진 2 >
타격 시 내려간 손의 또 다른 장점은 빠른 공에 대한 대처가 좋아지는 것이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디트로이트 시절 파레데스는 시속 95마일 이상의 공에 0.074의 타율과 0.163의 wOBA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0.253의 타율과 0.342의 wOBA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리그 평균 기록은 0.241의 타율과 0.315의 wOBA다.
< 사진 3 >
탬파베이에서 파레데스의 또 다른 타격 준비 자세다. 2번째 사진에 비해 손의 위치가 더 내려간 것을 볼 수 있다. 이 자세는 2스트라이크 이후 그의 타격 준비 자세다.
2022년 파레데스는 20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의 슬래시라인은 0.205/0.304/0.435에 불과했다. 2023년 파레데스는 당겨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2스트라이크 상황에는 컨택에 조금 더 집중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내려간 팔의 위치는 이런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이 변화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2스트라이크 이후 wOBA는 2022년 0.248에서 2023년 0.272로 증가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200타석 이상을 들어선 타자들 169명 중 4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손 위치를 조정해 빠른 공에 대한 반응속도를 높이고 적극적으로 당겨치는 등 타격 스탠스에 변화를 준 결과, 그의 장타력이 꽃피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 시절 193타석에서 2홈런에 그쳤던 그는 이적 후 842타석에서 47홈런을 기록 중이다.
마무리
파레데스의 이런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마이너리거 시절 파레데스는 자신만의 존을 정립하는 능력이 동 나이대보다 월등하다고 평가받았다. 동시에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강하게 콘택트할 수 있었다.
디트로이트에서도 파레데스는 당겨치는 비율이 높은 선수였다. 탬파베이 이적 후 더해진 몇 가진 조정이 그의 잠재력을 꽃피운 것이다. 파레데스의 또 다른 장점은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다. 파레데스는 2023시즌 내야 전 포지션에 출전한 이력이 있다.
2022년 팀 wRC+ 101에 그쳤던 탬파베이는 올 시즌 118의 wRC+를 기록 중이다. 이는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여기에는 파레데스의 공이 매우 크다. 파레데스가 더 많은 공을 필드 좌측으로 보낼수록 탬파베이의 타선은 더 무서워질 것이다.
참고 = MLB.com, Baseballsavant
야구공작소 최민석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김동민, 유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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