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과 홍건희의 성공비결

 

2020시즌 당시 투수진의 부상과 부진에 힘겨워하던 두산은 5월, 결단을 내렸다. 2건의 트레이드 진행을 통해 2명의 투수를 영입했다. 그 중 한 건에는 무려 내야의 미래 류지혁 카드까지 쓰였다. 실제로 트레이드 당시 많은 두산 팬들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손해보는 장사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승진과 홍건희는 그렇게 많은 기대와 부담을 안고 합류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현재 팀의 핵심 선수가 되었다. 이들은 어떻게 팀의 필승조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선택과 집중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구종 구사율이다. 기존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었고 효과를 봤다.

 

두 선수 모두 두산에 합류한 후 투 피치(two-pitch) 유형의 투수가 되었다. 두산에서 뛴 2020시즌부터 포심 구사율이 크게 증가했다. 또한 한 가지 변화구를 제외한 나머지 변화구 투구 비율이 현저히 감소했다. 홍건희는 슬라이더, 이승진은 커브를 주 무기로 정하고 다른 것은 과감히 포기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구종 단순화가 항상 성공하는 전략은 아니다. 타자 입장에서는 2개의 구종만 생각하면 된다. 오히려 공략하기 쉬운 투수가 될 수 있다. 

  

더 강하게, 더 빠르게

우려되는 부분은 구속의 증가로 해결했다. 두산 이적 전이승진과 홍건희의 포심 구속은 기존에 KBO 리그 평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두산에 합류한 2020시즌부터 구속이 상승하며 평균 이상의 선수로 성장했다. 물론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을 구속만으로 측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구속이 빠를수록 타자가 공략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상대가 구종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면 알아도 못 치는 공을 던지면 된다. 단순하지만 실제로 행하기엔 어려운 해결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정면돌파에 성공했다. 

 

넓어진 우리 집

홈구장으로 잠실구장을 이용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전 세계 야구장 중에서도 넓은 편에 속하는 홈 구장의 크기는 굉장한 이점이다. 

두 선수는 2021시즌에 포심의 위력이 증가하며 하이패스트볼을 더 적극적으로 던졌다. 높은 쪽에 형성된 공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트레이드 전과 비교하면 더 선명하게 알 수 있다. 높은 존의 공은 뜬공으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넓은 잠실구장은 뜬공이 투수에게 끼칠 위험을 줄여준다. 투수들이 자신있게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뜻이다. 두산에 합류하고 늘어난 높은 존 포심의 비율, 홈에서 강한 모습은 우연이 아니다.

결론

트레이드는 까봐야 안다는 속설이 있다. 많은 기대를 받은 선수지만 성적이 실망스러을 때가 있고,  의외의 선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승진과 홍건희는 후자에 속한다.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그들이 노력과 실력으로 자신들을 증명했다. 두 선수 모두 2021시즌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2시즌에도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올해는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좋은 관전포인트다.

 

 

참고=스탯티즈, KBO 공식 홈페이지 

야구공작소 진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야구공작소 곽찬현, 전언수

일러스트= 야구공작소 이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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