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기코인 유니폼’을 입은 홍창기 / 제공 : LG트윈스>
2020 시즌 LG 트윈스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패하며 2위가 아닌 4위의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한 LG트윈스는 키움히어로즈와의 접전 끝에 13회말 신민재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하지만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전적 2대0으로,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2020시즌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비록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시즌이었지만, 팀 내 외야진에 새로운 선수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2020시즌 LG트윈스의 외야진은 주전 좌익수 김현수를 제외하면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이천웅, 채은성, 이형종 등, 주전 외야수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역할을 못 했고 결국 엔트리를 비우는 일이 잦았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였는데, 그는 바로 LG트윈스의 새로운 1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홍창기였다.
홍창기는 이들이 빠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주전 외야수로 나갈 기회를 얻게 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1번타자로 나서면서, 많은 볼넷을 얻어내었다. 그 결과 4할1푼1리라는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면서 팀 타선의 공격첨병 역할을 해나갔다. 하지만, 높은 출루율을 기록한 것과 달리, 타율은 2할7푼9리로 낮게 나타나며, 조금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홍창기는 LG 팬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에 빗대어 만든 별명인 ‘창기코인’이라고 불린다. 2020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홍창기가 더 성장하길 바라는 의미로 지은 별명인데, 2021시즌은 팬들의 염원대로 소위 ‘떡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떡상하는 창기코인
1. 타격성적의 변화
아래의 <표 1>은 홍창기의 2020시즌과 2021시즌의 타격성적을 나타낸다. 출루율은 2020시즌과 유사하게 4할 이상의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타격성적은 2020시즌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2020시즌과 2021시즌을 비교할 때, 타율과 BABIP가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BB%(타석당 볼넷 비율)과 K%(타석당 삼진 비율)을 보았을 때, BB%은 2020시즌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K%는 14.6%로 낮게 나타났다. K%의 비율이 2020시즌보다 낮게 나타난 점을 통해, 이전시즌 보다 많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내었고, 이 중 많은 타구가 안타로 연결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홍창기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투수와 승부함에 있어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확인하고자 관련 지표인 Plate Discipline과 Swing/Take를 참고한다.
2. Plate Discipline 관점에서 본 홍창기
Plate Discipline은 한국말로 해석하면, ‘타석에서의 인내심’이라 할 수 있다. 인내심을 의미하는 단어가 포함되지만, 해당 지표는 타자가 타석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확인하는 지표다. Plate Discipline은 여러 지표가 포함되지만, Z-Swing%, Z-Contact%, O-Swing%, O-Contact%만 확인한다.
Z-Swing%과 Z-Contact%는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온 공에 대해 나타난 스윙과 컨택의 비율을 의미하고, O-Swing%과 O-Contact%는 각각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빠진 공에 대해 나타난 스윙과 컨택의 비율을 의미한다. 아래의 <표 2>는 타석에 들어섰을 때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연도별로 나타낸 것이다. 2020시즌과 2021시즌을 비교했을 때, 홍창기는 스트라이크 존 위치에 상관없이 컨택비율이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위치에 상관없이 본인이 칠 수 있는 공이라고 판단했을 때, 스윙을 했고, 그에 따라 결과도 좋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3. Swing/Take 관점에서 본 홍창기
홍창기의 Swing/Take를 보기 전, Swing/Take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Swing/Take는 투구의 위치에 따라 선수가 스윙 또는 스윙하지 않았을 때, 해당 투구에서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을 의미한다. 투구위치를 따졌다면 스트라이크 존 내부/외부로 구분할 수 있지만, Swing/Take는 새로운 방식으로 존을 구분하였다. 기존에는 <그림 1>와 같이 스트라이크 존의 내부를 9분할, 외부를 4분할한다면, Swing/Take는 <그림 2>와 같이 스트라이크 존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한가운데(Heart, 보라색), 스트라이크 존의 경계선 부근(Shadow, 주황색), 스트라이크 존에서 멀리 떨어진 곳(Chase, 노란색), Chase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Waste, 흰색), 총 4개의 구역으로 구분한다. Swing/Take의 결과는 득점으로 나타나는데, 관련 칼럼에서 언급하였듯이 계산과정이 복잡하다. 그렇지만 단순히 생각해서 타자가 스윙(또는 노스윙)으로 만들어낸 점수로 생각하면 된다.
3.1. 전체 시즌의 Swing/Take
2020시즌과 2021시즌의 Swing/Take는 <그림 2>처럼 나타났다. 2021시즌의 스윙%는 2020시즌과 비교했을 때, 스트라이크 존 중앙구역인 Heart존은 높게, 경계구역인 Shadow존은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스윙의 기대득점은 heart존의 경우 -12점에서 -3.8점으로, Shadow존의 경우 -7점에서 -5.5점으로 지난 시즌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두 구역에서 컨택%도 지난시즌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스윙 했을 때, 지난 시즌보다 이번 시즌에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으로 판단된다.
Chase존을 보았을 때 지난 시즌보다 컨택%가 높아졌고, 스윙의 기대득점은 -5.0점에서 -4.1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Chase존은 보통 투수가 유인구를 던지는 곳으로, 스윙을 하지 않았을 때 더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위치다. Chase존에서 스윙을 하지 않았을 때 만들어낸 득점이 42.1점으로 리그 1위로 나타났다. 2021시즌도 자신의 장점인 선구안을 바탕으로 유인구에 속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에 스윙을 했을 때 나타나는 컨택과 기대득점이 모두 개선된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을 구분해서 보았을 때 나타나는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볼 카운트와 투수의 유형을 구분하고자 한다. 볼 카운트 상황은 2스트라이크 이전/이후로 구분하였고, 투수는 좌/우투수로 구분하였다.
3.2. 볼 카운트 상황에 따른 Swing/Take
3.2.1. 2스트라이크 이전상황에 따른 Swing/Take
2스트라이크 이전의 상황을 보았을 때, Heart존과 Shadow존의 스윙%, 컨택%, 기대득점은 2020시즌보다 2021시즌에 높게 나타났다.
3.2.2. 2스트라이크 상황에 따른 Swing/Take
2스트라이크 상황에 대해 나타난 결과를 비교했을 때, Heart존의 스윙%와 컨택%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에, 기대득점은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2020시즌과 비교했을 때, Shadow존의 스윙%와 컨택%, 기대득점은 모두 낮게 나타났다.
두 상황을 종합했을 때, 2021시즌의 스윙%는 2020시즌보다 높아졌고, 그에 따른 기대득점 역시 2020시즌보다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의 신중한 타격이 올 시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으로 판단된다.
3.3. 투수 유형에 따른 Swing/Take
3.3.1. 좌투수 상대 Swing/Take
좌투수를 상대했을 때 Swing/Take를 보면, Heart존에서 스윙%와 컨택%가 높아졌다. 또한, 스윙 시의 기대득점도 더 높게 나타났다. Shadow존에서도 2021시즌의 Swing과 Take의 기대득점이 이전해에 비해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Chase존 역시 Take의 기대득점이 이전 시즌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좌투수가 던지는 스트라이크 존 중앙으로 들어오는 공과 유인구에 대한 홍창기의 대처가 모두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
3.3.2. 우투수 상대 Swing/Take
이번 시즌 우투수를 상대했을 때 Swing/Take를 보면, Heart존에서의 스윙%와 컨택%, 기대득점은 지난 시즌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Shadow존을 보면, 두 시즌의 기대득점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컨택%는 2020시즌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투수를 상대할 때를 종합해보면, 홍창기의Heart존, Shadow존, Chase존에서 나타난 컨택%는 2020시즌보다 2021시즌에 높게 나타났다. Swing/Take 전체 기대득점의 차이가 많이 나타났고, Take보다 Swing의 기대득점의 변화폭이 높게 나타난 것을 통해 2021시즌의 타격결과가 2020시즌보다 좋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떡상하는 창기코인, 하지만 투자는 신중하게
홍창기는 2021시즌 개막부터 팀의 리드오프 역할을 해왔다. 2020시즌과 유사한 점은 1번 타자로 주로 출장하였다는 점과 자신의 장점인 선구안을 통해 높은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에 더해 지난 시즌에 다소 아쉬웠던 타율 또한 상승했다. 그래서 달라진 투구 대처 능력을 알아보고자 관련 지표를 살펴봤고,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20시즌보다 2021시즌 홍창기의 타격 정확도가 좋아졌다. Heart존에서의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존 중앙으로 들어오는 공에 대해 신중히 스윙했고, 그에 따른 결과도 좋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둘째, 본인이 유리한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유리한 볼 카운트와 우투수를 상대할 때의 타격에서 모두 반대의 경우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2021년 9월, 하락했던 코인의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시즌3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망이 나타나는 동시에, 코인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 중 한명은 “비트코인의 특징인 큰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창기코인’은 2020시즌 혜성처럼 나타나 지금까지 떡상 중이다. 올 시즌 팀 내 WAR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팀의 핵심적인 존재이며, 선구안, 수비 그리고 타격에서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코인이 떡상하고 있는 만큼 소위 말하는 ‘떡락’의 위험도 존재한다. 관련 칼럼에서 나타나듯이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매년 좁아지고 있다. 이는 스트라이크 존의 크기는 일관성없이 수시로 변하며, 언젠가는 투수에게 유리한 크기로 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타격성적을 보았을 때, 타율과 BABIP는 2020시즌보다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지만, 장타율의 변동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즉, 이는 인플레이 타구의 질이 좋아졌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이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리그 환경이 변한다면, 홍창기의 타격성적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판단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떡상하는 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신중하게 투자하기 바란다.
야구공작소 우정호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신하나, 송인호
참조
– 이승호, [야구공작소 20시즌 리뷰] LG 트윈스-구슬이 서 말이니 꾀로써 꿸 때다. 야구공작소
– 신하나, 존에 대한 고전적이지만 세련된 분석, Swing/Take. 야구공작소
– 이현승, 볼넷의 홍수는 어디에서 터졌나. 야구공작소
기록 출처 = 스탯티즈(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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