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야구공작소 이찬희)
마이크 몽고메리(Mike Montgomery)
선발투수, 좌투좌타, 195cm 100kg, 1989년 7월 1일생(만 30세)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 183경기 23승 34패 3세이브 9홀드, 541이닝 204BB 415K, ERA 3.84
2021시즌(양키스 산하 AAA) 4경기 1승 2패, 16.2이닝 9BB 16K, ERA 7.56
이번 시즌을 앞두고 삼성의 신뢰를 다시 받은 라이블리는 6번의 선발 등판 중 QS를 4번이나 기록할 정도로 초반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다. 승운이 따라주지 않는게 야속했지만 분명 나쁜 투구를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부상이 또 한 번 라이블리의 발목을 잡았다.
2015년의 가을야구를 마지막으로 기나긴 암흑기를 지나온 삼성은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필요했다. 그런 삼성이 라이블리를 다시 기다리기는 어려웠고, 결국 교체를 결정했다.
라이블리는 분명 매력적인 선수였다. 그러나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너무나도 큰 투수기도 했다. 그를 대신할 몽고메리는 어떻게 팀에 기여할 수 있을지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배경
캘리포니아(William S. Hart 고교) 출신의 몽고메리는 재학 당시, 농구와 야구를 겸하는 등 좋은 운동능력을 가진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이러한 기대치를 증명하듯 2008년 드래프트에서 캔자시스티의 1라운드(전체 36번) 지명을 받았다.
98만 8000달러(한화 약 11억 1,600만원)의 계약금을 받은 몽고메리의 초반 프로 커리어는 탄탄대로였다. 첫해 루키리그에서 1.69의 평균자책점(12경기 9선발)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싱글A 무대를 정복했다. 이런 그에게 팀내 유망주 랭킹 1위(ML 전체 39위)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주로 선발로 활약한 더블A에서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팔뚝 부상으로 두 달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점은 아쉬웠지만, 대표팀(대륙간컵 야구대회)에도 합류하는 등 향후 세 가지 구종을 평균 이상으로 던지는 선발투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ML 데뷔가 머지 않아 보였지만 AAA부터 본격적으로 그의 커리어는 꼬여갔다. 투수들의 악몽으로 불리는 PCL(Pacific Coast League)에서 28경기 150.2이닝을 던지며 5.3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겪어보는 실패였다.
여전히 92~93마일(147.2km/h~148.8km/h)에서 형성되는 위력적인 공을 던졌지만 반복하기 어려운 투구 폼에서 기인한 제구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부진은 다음 해에도 이어졌고(149.2이닝 6.07) AA강등과 함께 제임스 실즈 트레이드에 포함되어 탬파베이로 팀을 옮겼다.
팀을 옮기며 반복하기 쉬운 투구폼을 위해 팔각도를 낮추고 구종을 추가(커브->커터/슬라이더)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구속이 88마일까지 떨어지며 그는 ‘좌타자에게 약한 좌투수’라는 쓸쓸한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2014년에도 ML 데뷔 찬스는 찾아오지 않았고, 결국 2015년 에라스모 라미레즈와 교환되며 다시 한 번 시애틀로 팀을 옮겼다. 몽고메리는 이적 후 다시 돌아간 PCL에서 65.1이닝 동안 단 19개의 볼넷만을 내주는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6월 2일 꿈에 그리던 ML 데뷔를 이뤄내는데 성공한다.
콜업 후 16번의 선발등판에서 2번의 완투를 포함 90이닝, 4승 6패 ERA 4.60이라는 성적은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빅리그 로스터 제외를 걱정할 성적은 아니었다. 그리고 2016년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그 해 여름 컵스로 트레이드되며 ‘염소의 저주 원정대’의 일원이 되었다.
트레이드 후에도 남은 정규시즌(17경기 1승 1패 2.82)과 포스트시즌(1승 1패 1세이브 3.14)에서 제 몫을 다 하며 컵스의 유일한 약점이던 불펜 공백을 잘 메꿔줬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108년 만의 컵스의 WS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본인 커리어에서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이후 컵스에서 2년간 대체 선발, 불펜으로 뛰면서 82경기(33선발) 12승 14패 3세이브 ERA 3.68을 기록하는 등 꽤 경쟁력 있는 투수로 올라섰다. 하지만 피홈런 억제(16~18 9이닝당 피홈런 0.7개 / 18시즌 2.0개)에 어려움을 겪으며 선발 경쟁에서 탈락했다.
여기에 광배근 부상의 여파로 20경기 5.6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해 친정팀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 됐다. 이적 후에는 13번의 선발등판을 포함 33경기(13선발) 4.95의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2020년 또 다시 광배근 부상을 당해 겨우 3경기 등판, 5.1이닝 투구에 그쳤다. 여기에 평균 구속이 89.7마일(144.3km/h)까지 하락해 방출이라는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으나 콜업은 없었다. 결국 6월 24일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하며 KBO리그행을 확정지었다.
스카우팅 리포트
몽고메리는 지난 시즌 총 네 가지 구종을 구사했다.
<몽고메리의 2020시즌 구종 구사율>
두 번의 부상으로 유망주~전성기 시절의 90마일 초중반대 구속보다는 구속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외인 투수들이 그렇듯 현재 구속만으로도 KBO에서는 충분한 경쟁력(25+이닝 좌투수들 중 7위)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몽고메리는 최근 몇 년간 마이너리그 시절 제구에 어려움을 겪던 커브보다는 커터와 체인지업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체인지업을 통해 우타자에게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문제는 2020년부터 우타자 상대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이다. 적은 표본이지만 최근 2년 간 무대(ML 우타 피OPS 0.961 , AAA 우타 피안타율 0.319)를 가리지 않고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몽고메리의 19시즌 커브/체인지업 투구 분포도 vs 우타>
<몽고메리의 20시즌 커브/체인지업 투구 분포도 vs 우타>
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주무기로 활용하던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 불안(*Zone% 34.0, 커리어 최하)으로 추정된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존 아래쪽으로 확실하게 떨어트렸던 19시즌까지는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유지했지만, 지난 시즌 이 공들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타자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Zone% –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비율
특히나 좌우놀이에 집착하는 KBO 리그에서 이러한 약점은 더욱 부각될 수도 있다. 적은 표본이지만 이 점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몽고메리의 등판 날 상대팀 타선이 우타로 도배되어 있는걸 자주 보게될 수도 있다.
전망
커리어로 라이블리와 몽고메리를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결국 변수는 부상이다. 몽고메리는 2018년 어깨염증을 시작으로 2019년 광배근 부상 및 오프시즌 어깨부상, 2020년에도 광배근 땡김 증상으로 인해 45일간 IL(부상자명단)에 올랐던 바 있다.
큰 부상 이슈가 없었지만 KBO에서 부상으로 골치를 아프게 했던 전임자, 그리고 실력은 확실하지만 미국에서부터 부상이력이 화려한 후임자. ‘부상’이라는 공통 분모는 벌써부터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리그에서 가장 견고한 선발진을 구성한 삼성의 초반 페이스는 단연 돋보였다. 아쉬운 점은, 전임자 라이블리가 부상으로 이탈한 후부터 투수진에 점차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국 순위는 4위까지 떨어졌다.
등판했을 때의 모습을 종잡을 수 없는 투수에게 3년은 충분한 기회였다. 몽고메리는 제한된 기회 속에서 본인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까. 본인 커리어에서 가장 화려했던 2016년의 그 무대처럼 다시 한 번 가을의 마지막에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활약을 지켜보자.
참고: Fangraphs, Baseball-Reference, Baseball Savant, Baseball America, MLB.com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권승환, 이재성, 이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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