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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거인, 두 번째 스무살] 1985년 – 한 여름밤의 꿈, 떠나간 우승의 희망

By 야구공작소
2021년 5월 15일 3 Min Read
0
  • 이 연재물은 ‘KBO 박스스코어 프로젝트’와 함께 합니다.

1985년 롯데 자이언츠는 많은 기대를 안고 시작했다. 우선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최동원과 임호균, 김용철, 홍문종 등의 건재했다. 여기에 부산고 시절부터 제2의 최동원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좌완 신인 양상문을 비롯, 국가대표 잠수함 박동수와 내야수 한영준 등 유망한 신인들이 대거 입단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수입한 재일교포 투수 김정행의 합류는 화룡점정이었다.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롯데는 4월 중순 1위에 오르며 1984년 후기리그에 이어 또 한 번 기별 우승을 차지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는 ‘2일 천하’에 불과했다. 4월 16일 경기에서 패배하며 2위로 떨어진 롯데는 전반기 내내 1위를 탈환하지 못했다. 특히 5월에는 5연패를 두 차례나 기록하며 4승 14패에 머물렀다. 6월에 다시 반등을 노렸지만 결국 롯데는 전기리그를 4위로 마감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롯데는 후기리그 시작과 함께 질주하기 시작했다. OB 베어스와의 2연전을 승리로 장식한 것을 시작으로 롯데는 7월까지 후기리그에서 15승 5패, 승률 0.750을 기록하며 1위에 등극했다. 7월 15일부터 21일까지 6연승을 달렸고 같은 달 26일부터 31일까지 5연승을 거두며 그야말로 ‘진격의 거인’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최동원-임호균-박동수-김정행의 투수 로테이션이 톱니바퀴 맞물리듯 굴러갔고, 1984년 한국시리즈 MVP였던 유두열도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을 이끌었다.

이대로만 흘러간다면 롯데의 후기리그 우승은 떼놓은 당상이었다. 8월 초 OB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둔 롯데는 2위와의 승차를 4.5경기 차로 벌리며 선두 자리를 굳히는 듯 보였다. 바로 그 2위인 삼성 라이온즈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운명의 장난처럼 롯데는 8월 6일부터 삼성과의 5연전을 진행하게 됐다. 8월 6일과 7일은 부산에서, 9일과 11~12일은 대구에서 치르는 일정이었다. 당시 언론에서도 ‘후기우승의 분수령’(경향신문)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 5연전은 양 팀에는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었다. 4.5경기 차로 뒤지던 삼성은 5연전을 모두 이긴다면 오히려 선두를 탈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적어도 최동원이 한 경기는 나온다는 점에서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로 여겨졌다.

하지만 삼성은 그리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이미 전기리그에서 10연승과 8연승 한 차례씩을 기록하며 40승 14패 1무(승률 0.741)의 압도적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팀이었다. 전년도의 실패를 거울삼아 1985년에는 ‘야바위 게임’ 없이 아예 한국시리즈를 무산시킬 기세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삼성은 롯데와의 5연전에서 그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첫날부터 롯데는 9회 초 투수 박동수의 실책으로 말미암아 4점을 내주며 5대 7로 패배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삼성의 황규봉-김일융-김시진 황금계투에 막히며 0대 3으로 무기력하게 졌다. 롯데는 두 경기에서 중견수 홍문종과 이희수 코치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는 등 여러모로 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양 팀의 승차는 2.5경기였고, 롯데는 드디어 1984년 한국시리즈의 영웅 최동원이 출격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장소를 대구로 옮겨 치러진 9일 경기에서 롯데는 최동원을, 삼성은 김시진을 투입했다. 김시진이 이틀 전 비록 1이닝이지만 투구를 했던 반면 최동원은 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1985시즌 성적은 김시진이 더 좋았지만 승부를 쉽사리 예측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기대대로 최동원은 4회까지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여줬다. 그 사이 롯데는 1회 초 먼저 1점을 얻으면서 리드를 잡았다. 삼성이 5회 한 점을 얻기는 했으나 최동원과 김시진 두 선수가 갑작스럽게 무너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삼성은 달랐다. 삼성은 6회 말 타자일순하며 4점을 올려 최동원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지난 한국시리즈에 대한 완벽한 복수였다. 삼성 선발 김시진은 8회 2사 후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롯데 타선을 5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시즌 18승째를 거뒀다. 이제 양 팀의 승차는 1.5경기, 점점 역전이라는 단어가 눈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내 롯데는 11일과 12일 경기에서 각각 5대 12, 1대 3으로 패배하며 7월 16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2위로 떨어졌다. 이후 롯데는 삼성의 패배로 인해 어부지리로 두 번 1위에 오르기는 했으나 계속 유지하지는 못했고, 삼성은 그사이 8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무려 13연승을 거두면서 후기리그 우승에 한 걸음 다가갔다.

9월 17일, 삼성은 김시진의 4실점 완투와 함학수, 이만수, 김성래의 홈런을 앞세워 7대 4로 승리하고 후기리그 우승을 확정했다.(맨 위 사진) 이로써 삼성은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 4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무산시켰다. 공교롭게도 상대팀은 롯데였다. 이미 전기리그 우승 확정 경기에서도 희생양이 되었던 롯데는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김시진은 “다른 팀은 몰라도 롯데만큼은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승하고 나니까 굉장히 기쁩니다”라며 롯데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는 김시진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PS. 사실 롯데는 삼성의 후기리그 우승을 그냥 지켜보지만은 않았다. 롯데는 경기가 끝난 후 곧바로 구덕야구장의 조명을 꺼버리는 추태를 보여줬다. 결국 삼성은 우승 시상식을 하지 못하고 코칭스태프 헹가래만 진행하고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역사는 돌고 돈다고, 삼성 역시 25년 뒤인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에 패배 후 대구구장의 조명을 끄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2013년, 롯데를 울린 김시진이 롯데 감독으로 부임했고, 그해 10월 2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2대 10으로 패배하며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3연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역사는 돌고 돈다.

1985년 8월 9일 롯데-삼성전 박스스코어

사진=삼성 라이온즈

야구공작소 양철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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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AI를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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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기아타이거즈 #올러 #트리플크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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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야구 콘텐츠를 생산하는 단체입니다.

저희는 단순히 야구를 즐기는 것을 넘어, 야구 콘텐츠를 만들며 야구에 대한 리서치와 담론을 나누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칼럼 기고, 팟캐스트 [야.자.수. : 야구에 대한 자유로운 수다] 녹음, 인포그래픽 및 영상 제작, 자체 리서치/세미나와 컨퍼런스 개최 등이 주 활동입니다.

야구공작소에는 갓 성인이 된 초년생부터 사회에서 활동하는 직장인까지 각계각층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단 데이터 분석원, 방송사 기록원, 기자, 트레이너 등 야구계 현직에서 활약하시는 분들도 많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야구공작소는 이번 모집 기회를 통해 더 많은 분과 함께 야구에 대한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모집 분야]
* 칼럼니스트: KBO, MLB, NPB, 아마야구 등
* 팟캐스트 제작: 야자수 PD, 야자수 호스트
* 디자이너: 영상, 일러스트,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제작

[모집 대상]
* 야구를 좋아하는 성인 누구나
* 향후 최소 6개월 동안 성실히 활동 가능한 분

[모집 일정]
* 6월 29일 ~ 8월 1일 23:59: 서류 및 과제 접수
* 8월 3일: 1차 서류 결과 발표
* 8월 9일: 면접
* 8월 10일: 합격자 발표
* 8월 15일: 야구공작소 20기 시작

* 과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마지막 페이지에 있습니다.
* 지원서와 함께 각 분야별 과제를 필수적으로 제출하셔야 합니다. 미제출 시 심사에서 누락됩니다.
* 지원서 제출 후 과제는 지원 마감일인 8월 1일까지 보내주시면 됩니다.
* 온라인 지원에 합격하신 분들은 면접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 최종 면접은 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나,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비대면으로 전환 가능합니다.
* 야구공작소 20기 첫 정기회의 날짜는 8월 15일 토요일입니다.

➡️지원서 링크: https://forms.gle/HpB8tyRqLHLGBmGf6

궁금하신 점은 야구공작소 인스타그램 DM 또는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yagongso0@gmail.com

#야구공작소 #야구 #KBO #MLB #공개모집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02년부터 2026년까지, 2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02년부터 2026년까지, 2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고효준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고효준 선수는 롯데, SK, KIA, LG, SSG, 두산을 거치며 1군 통산 646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커리어 동안 팀의 마운드를 지키며 통산 49승 55패, 65홀드, WAR 3.85, WHIP 1.62를 기록했습니다.

수많은 팀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고효준 선수는 오랜 시간 KBO 리그에서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오랜 기간 마운드를 지켜온 고효준 선수의 향후 행보를 응원합니다.

제작 : 야구공작소 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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