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의 홈 앤드 어웨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여념이없다. 그 영향은 정치, 경제, 문화, 체육계의 야구까지 미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안정되면서 KBO리그와 아마추어 야구가 재개되고 있다. 선수와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 엄격한 운영은 당연하다.

필자는 코로나19 국면에 새롭게 시도할 만한 안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홈 앤드 어웨이(Home and Away) 방식이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은 프로스포츠에서 주로 이뤄진다. 흔히 말하는 홈팀의 연고지 구장에 원정팀이 방문해 경기를 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아마야구는 프로야구와 달리 따로 연고지 구장이 없다. 하지만 이미 대학 추계리그전이 올해부터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를 대학 야구에서 시도하려는 이유는 여러 개 꼽을 수 있다. 가장 명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은 꺼져가는 대학야구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필자는 2014~2015년 대학 야구부의 트레이너로 여러 대회에 참여했다. 그리고 2년간 선수 부모와 관계자를 제외하면 단 한 명의 관중도 없는 상황을 목격했다. 그 현실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

기존에 해당 방식을 채택한 농구나 축구는 상당히 많은 관중을 동원하며 대학 구성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야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으며, 가장 유료 관중이 많은 스포츠다. 그런데 왜 대학야구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할까.

가장 큰 이유는 물리적 거리라고 생각한다. 아마추어 야구는 중립 경기장을 사용한다. 이를 관람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학교 야구장에서 정식 경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대학 구성원의 관심도가 오른다. 자연스레 교내 잡지, 방송 등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서포터즈, 응원단 등의 참여가 늘어난다. 이러한 구성원의 참여는 인프라 개선이라는 선순환의 꼬리이기도 하다.

리그전을 위한 야구 인프라 개선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 사실 몇 년 전부터 대학 야구를 주관하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이하 KUSF)에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학교의 인프라 부족으로 실시하지 못했다. 서울 소재 대학 중 캠퍼스에 정식 경기를 할 수 있는 야구장이 있는 곳은 없다. 경기권으로 눈을 돌려야 경희대, 성균관대 정도가 나온다.

현실은 냉혹하다. 경기는 캠퍼스와 동떨어진 도심 외곽의 학교 소재 운동장에서 열린다.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캠퍼스 중심에서 열리는 경기, 응원단장의 구호와 울려 퍼지는 응원을 야구 관계자라면 한 번쯤 상상해봤을 것이다.

캠퍼스 안에 야구장이 있는 학교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보자. 성균관대학교, 경희대학교에서 관심과 긍정적 이슈가 늘어난다면 여러 학교가 이에 동참할 것이다. 작은 변화를 통해 큰 폭풍을 일으키는 것도 가능하다. 도심 캠퍼스의 리틀 야구용 야구장이 정식규격의 야구장이 되고. 흙바닥이 잔디가 되는 기적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방 대회 축소로 이동 거리가 줄어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다. 야구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대학구성원의 관심이다. 물론 보수적인 대학 관계자들을 설득시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올해 평생교육원을 포함해 10팀가량의 대학 야구부가 창단됐다. 아직 대학야구에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힘을 모아 대학야구의 인프라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면, 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를 할 수 있는 날짜가 줄었다. 주요 거점 중립 야구장의 숫자는 제한적이다. 그 또한 고교야구와 중학야구에 순번이 밀린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학야구는 계속 ‘그들만의 리그’로만 남을 것이다. 홈 앤드 어웨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슬기로운 운영으로 새로운 장을 열기를 기대한다.


야구공작소 윤형준 칼럼니스트

에디터=야구공작소 조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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