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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일을 하고 싶은 그대에게

By 홍기훈
2021년 6월 13일 3 Min Read
1

야구 일을 하게 된 지도 올해로 벌써 8번째 시즌이다. 시간이 참 빠르다. 또렷이 기억나지도 않는 아주 어릴 적부터 야구팬이었으니, 덕업일치라고 볼 수도 있겠다. 구단에 적을 두고 소속 구단의 승리를 위해 직접 세이버메트릭스를 다루지는 않지만, 그 재료가 되는 트래킹 데이터를 만드는 일을 한다. 취미가 일이 되면 마주하게 되는 여러 어려움은 물론 있다. 그래도 다행히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만큼 즐겁게 일하고 있다. 정말 복 받은 일이다. 재작년부터는 덴마크에 소재한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야구를 진짜 좋아하는데, 야구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참 많이 들었다. 사실 뾰족한 답은 없다. 무슨 자격증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야구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너무나도 많아서 아무리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지원자라도 어느 정도는 운이 필요하다. 야구 일이라는 것도 천차만별이라, 내가 알고 있는 분야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기도 하다. 그나마 수학 쪽 일을 하고 있다 보니 통계나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로부터의 문의를 많이 받게 되는데, 데이터 분석의 쓰임새가 늘어가면서 이런 연락도 부쩍 늘었다. 비단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최근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게 체감이 된다. 야구공작소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알게 된 사람들이 KBO 구단에 데이터 분석 쪽으로 취직을 많이 했다. 실제 선수 생활을 해보지 않고도 야구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한국에서도 많이 늘었다.

야구 쪽으로 취직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대단한 조언을 해주기는 쉽지 않다. 감히 그럴만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래도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야구 일을 해오면서, 주위의 야구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리고 우리 회사에 지원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든 몇 가지 생각을 공유하려고 한다.

왜 야구 일을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자기가 얼마나 야구를 좋아하는지를 피력하기 위해 애를 쓴다. 반은 오답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마음만으로 덤볐다가 곧 그만두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봤다. 내가 처음 인턴으로 근무했던 회사에서는 아침에 출근해서 8시간 동안 야구 영상만 보고 각종 상황을 기록하는 일을 했다. 종일 야구를 보면서 돈도 받는다니! 처음엔 마냥 즐거웠는데, 며칠이 지나면 이도 시들해지기 쉽다. ‘얼마나’ 야구를 좋아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왜’라고 생각한다. 야구의 어떤 부분이 내게 매력적인가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다면, 그에 맞춰서 준비하는 일도 한결 수월할 수 있다. 많은 야구 관련 직업 중에 프런트 오피스나 애널리스트 일을 꿈꾸는 사람으로 범위를 좁혀 보더라도, 선수들의 투구/타격 자세나 생체 역학에 관심이 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물리나 수학적 모델링이 재밌을 수도 있고, 혹은 데이터베이스를 다루거나 프로그래밍을 전문적으로 하고 싶을 수도 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야구 일도 결국 회사 일이고, 하기 싫은 부분이 없을 순 없다. 특히 데이터 분석 일이 미국처럼 정립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그것이 팀에 어떻게 보탬이 될 수 있는지를 어필하는 일이 한결 중요하겠다.

나는 어려서부터 숫자를 보는 게 좋았다. 타율을 계산하는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서 숫자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야구에 관심을 두게 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스포츠 신문을 가득 메운 숫자를 보는 것이 마냥 좋았고, 그 수치들이 선수 평가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점차 다루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졌고, 복잡한 계산식이 등장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공부하는 일 또한 즐거웠다. 데이터 안의 패턴을 찾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특히 데이터 분석의 중요도가 인정을 받으면서, 감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가설을 세우고, 확률과 기댓값을 계산하고, 거기서 도출된 결과들이 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쓰인다는 점도 좋다. 요즘 회전수가 높은 선수들이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는 것처럼 실제 야구에도 내 연구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도 큰 보람이다.

어떤 직업을 꿈꾸게 되는 동기는 아주 사소할 수 있다. 이 글, 혹은 지난 몇 편의 내 글을 읽고 야구 일을 꿈꾸게 되는 사람이 하나라도 생긴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야구공작소 홍기훈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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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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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1. 익명 댓글:
    2021년 7월 18일, 12:59 오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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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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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다음은 오스틴이 LG 트윈스에서 새롭게 쓴 기록입니다. • 구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다음은 오스틴이 LG 트윈스에서 새롭게 쓴 기록입니다.

• 구단 최초 외국인 선수 골든글러브 수상 (2023)
• 구단 최초 30홈런-100타점, 구단 최초 타점왕(2024)
• 구단 최초 2년 연속 30홈런(2024-2025)

그리고 2026년 6월 2일, 수원 KT전에서 외국인 타자 9번째, LG 소속 선수 9번째로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습니다.

#야구공작소 #야구 #KBO #LG트윈스 #오스틴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두산 베어스가 이틀 연속 역전 만루홈런이라는 믿기 힘든 드라마를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두산 베어스가 이틀 연속 역전 만루홈런이라는 믿기 힘든 드라마를 써냈습니다. 5월 29일 강승호가 9회초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다음날인 30일에는 정수빈이 6회초 역전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KBO 역사상 두 번째로 나온 ’2경기 연속 역전 만루홈런‘ 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종전 기록과 이번 기록 모두 상대가 삼성 라이온즈였다는 것입니다. 2002년 롯데의 박정태와 김응국이 삼성을 상대로 같은 기록을 세운 이후 24년 만에 다시 삼성을 상대로 역사가 반복됐습니다. 삼성 입장에서는 아쉬운 기록이 추가됐고, 두산은 짜릿한 역전극으로 위닝시리즈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지금, 한 경기의 흐름을 뒤집는 홈런 한 방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틀 연속 터진 역전 만루홈런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두산의 저력과 집중력을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과연 이 기세가 앞으로의 순위 경쟁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제작: 야구공작소 김은빈

#KBO #두산베어스 #삼성라이온즈 #만루홈런 #야구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KIA 타이거즈가 새로운 아시아 쿼터 선수로 시라카와 게이쇼를 영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KIA 타이거즈가 새로운 아시아 쿼터 선수로 시라카와 게이쇼를 영입했습니다.

지난 26일 기존 아시아 쿼터 선수 제리드 데일과 결별한 뒤 빠르게 대체 자원을 찾았는데요. 시라카와는 2024시즌 SSG 랜더스에서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고, 두산 베어스에서는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03을 기록했습니다.

시라카와는 29일 2군에 합류해 컨디션을 점검한 뒤, 1군 콜업 시기를 조율할 예정입니다.

#야구공작소 #KBO리그 #시라카와 #KIA타이거즈 #갸감자
제작 : 야구공작소 최은혜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긴 연패에 빠진 SSG. 그 배경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도 적지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긴 연패에 빠진 SSG. 그 배경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낮은 WAR 수치가 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 SSG의 팀 외국인 WAR는 리그 최하위권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입니다.

특히 베니지아노, 타케다 쇼타, 대체 외국인 선수 긴지로는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습니다. 미치 화이트도 부상 전까지 1선발로 보기에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에레디아 또한 예년과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SSG가 연패 탈출을 넘어 순위 싸움에 다시 뛰어들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반등 혹은 교체 승부수 역시 반드시 필요해보입니다.

집 나간 WAR, SSG는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요?

제작: 야구공작소 변영아

#야구공작소 #KBO #KBO리그 #SSG랜더스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26 KBO 리그 신인왕 레이스, 5월 25일 기준 가장 눈에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26 KBO 리그 신인왕 레이스, 5월 25일 기준 가장 눈에 띄는 루키들을 정리했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
마운드에서는 우강훈, 박준현, 장찬희, 임지민이 안정적인 이닝 소화와 홀드, 승리로 팀에 힘을 보태고 있고, 타석에서는 허인서가 강한 장타력과 생산력으로 신인왕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습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초반 흐름만큼은 충분히 신인왕 경쟁을 뜨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과연 2026 KBO 신인왕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제작: 야구공작소 박경진

#우강훈 #박준현 #허인서 #장찬희 #임지민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SSG 랜더스가 7연패에 빠지며 힘든 5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SSG 랜더스가 7연패에 빠지며 힘든 5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SSG의 부진에는 선발진의 붕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팀 퀄리티 스타트 6개, 팀 ERA 5.04, 선발 ERA 5.33으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SSG는 오늘(26.5.24) 타케다 쇼타의 KBO 등판 첫 퀄리티 스타트이자 26경기만의 팀 퀄리티 스타트로 경기를 열었으나 연패 탈출에는 실패했습니다. 

고민이 길어진 SSG에게는 무엇보다도 견고한 선발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제작: 야구공작소 윤나영

#야구공작소 #KBO #KBO리그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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