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NC 다이노스 제이크 스몰린스키

[야구공작소 조우현] 지난 3일 NC 다이노스는 추락하는 팀을 다시 살리기 위해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웨이버 공시 하면서 새로운 외국인 타자의 영입을 예고했다. 양의지를 영입한 NC가 포수 출신의 외국인 선수와 계약하는 건 이미 예견된 실패였다.

그리고 지난 4일, 2007년 MLB 아마추어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70번째로 꽤나 상위 라운드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된 제이크(당시 제이콥) 스몰린스키가 NC 다이노스와 계약을 맺었다. NC는 출루 능력이 좋고 외야 수비폭이 넓다며 스몰린스키를 영입한 핵심적인 이유를 밝혔다.

 

배경

워싱턴이 드래프트 할 당시 스몰린스키는 못해도 제 4의 외야수 정도는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를 받았다. 흔히 말하는 ‘플로어(floor)’가 높은, 어떻게든지 메이저리그 데뷔는 할 수 있는 유망주였다. 평가대로 2009년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스몰린스키는 메이저리그 데뷔를 해낸다.

이듬해 6월 웨이버 공시를 거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이적하며 2018년까지 꽤나 많은 175경기를 뛰었다. 2018시즌이 끝나고 오클랜드는 스몰린스키와의 계약을 종료했고 스몰린스키는 FA 자격을 획득, 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이너 FA 계약을 맺었다.

오클랜드에서 뛰던 2015년과 2016년, 2시즌 동안 175경기에 출장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총 234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그가 중용되던 시기의 오클랜드는 창단 최악의 암흑기를 보내고 있었다는 걸 감안해 본다면 어느 정도 운이 따른 출장이기도 했다.

2019년 스몰린스키는 MLB로 다시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띄는 반등을 하고 있었다. 탬파베이 산하 AAA에서 전반기에만 67경기에서 12개의 홈런과 9개의 도루, 그리고 0.270/0.360/0.504라는 훌륭한 슬래시 라인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치열한 순위 다툼중인 탬파베이는 주전 외야 뎁스가 굉장히 두텁기 때문에 스몰린스키가 치고 들어갈 자리가 쉽게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반면 NC는 시즌이 절반 정도 흐른 가운데 나성범마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해 외야수 영입이 절실했다.

결국 스몰린스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다시 한번 MLB 진출을 노릴수도 있게 되었고 NC는 좋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경험 많은 외야수를 영입하며 남은 시즌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게 되었다.

<스몰린스키의 통산 및 2019 시즌 전반기 타격 성적>

스카우팅 리포트

스몰린스키는 안정된 스윙을 바탕으로 플라이볼을 많이 만들어내는 타자다. 특히 올해는 70%에 가까운 타구를 띄웠다. ‘GO/AO’는 MLB.com에서 제공하는 뜬공 아웃 대비 땅볼 아웃의 비율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뜬공을 많이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다. 뜬공을 많이 만들어 낼수록 생산력이 좋아진다고 보는 최근의 트렌드에 맞게 스몰린스키는 땅볼을 줄이고 뜬공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데 집중했고, 최근 그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 내내 빠른공에 적응하지 못해 타율은 낮았고 출루율은 3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타율보다 9푼이나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기본적인 선구안이나 출루 능력은 갖췄다고 평가된다. 특히 올해는 KBO 리그와 어느 정도 비교가 가능한 AAA에서 짧게나마 OPS 0.864를 기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지금 이 성적을 KBO에서 그대로 보여주리라 생각하긴 힘들다. 70%에 가까운 공을 띄우는 타자의 BABIP가 3할이 넘었다는 건 약간의 운이 따라줬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최근 논란의 중심인 MLB의 공인구가 AAA에도 도입되면서 타자들의 성적이 ‘뻥튀기’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또한 수술 받은 우측 어깨(2017년)나 왼쪽 종아리(2018년)는 재발의 가능성이 높은 부위기 때문에 내구성에도 의문이 남아 있다.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넓고 공인구 교체로 장타 생산이 극도로 힘들어진 KBO의 특성상 스몰린스키가 올해 AAA에서의 반등을 이어나갈 가능성은 낮다. 스몰린스키가 그나마 잘하는 ‘출루’로 일을 내지 못한다면 타석에서의 생산성은 베탄코트보다 크게 낫지 않을 것이다.

반면 수비에 있어서는 밝은 전망을 할 수밖에 없다. 우선 그가 채우는 자리는 팬들의 혈압을 잔뜩 올려 놓은 ‘막장’수비로 유명한 베탄코트가 있었다. 포지션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두 선수의 실력을 공평하게 비교하긴 어렵지만 미국에서부터 수비가 불안했던 베탄코트에 비한다면 스몰린스키의 수비는 상당히 안정적인 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외야로 총 1485⅓ 이닝에서 99.7%의 수비 성공률(DRS -2, UZR 3.6)로 수비에서는 딱히 약점을 노출하지 않았다. 특히 외야 전 포지션이 소화 가능하다는 점은 로스터 운용에 있어서도 상당한 이점을 가져 올 것이라 평가된다.

 

3개월의 활약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에게 이번 KBO 진출은 끝이 아니라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기 위한 새로운 시작점이다. 스몰린스키는 위기의 NC를 구해내고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 하는 또 다른 NC산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을까?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청아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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