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롯데 자이언츠 제이크 톰슨

(일러스트=야구공작소 조예은)

제이크 톰슨(Jake Thompson)
선발투수, 우투우타, 193cm, 102kg, 1994년 1월 31일생

[야구공작소 최윤석] 지난 12월 13일, 롯데는 큰 기대를 걸고 우완 투수 제이크 톰슨과 총액 90만 달러(연봉 76만 달러, 옵션 14만 달러)에 계약했다. 최근 20대 후반의 선수들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롯데가 이번에는 제 2의 메릴 켈리를 꿈꾸며 만 24세의 젊은 톰슨을 선택했다.

배경

톰슨은 텍사스 댈러스에서 태어나 록월-히스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졸업반 당시 12승 3패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하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뿐만 아니라 1루수로도 출장해 타율 0.504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는 등 투타에 모두 두각을 드러냈다.

최고 94마일의 패스트볼을 가졌던 고등학생의 톰슨은 그 재능을 인정받아 2012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게 2라운드 전체 91순위로 지명받았다. 디트로이트는 그 해 프린스 필더와 계약하며 1라운드 픽을 잃었기 때문에 톰슨은 첫 번째로 지명된 선수였다.

고교야구 최고 유망주답게 톰슨은 매년 순조롭게 승격했다. 2012년 프로 첫 시즌을 루키 리그에서 보내며 28.1이닝 동안 1승 2패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싱글A에서 뛰었다.

2014년 더블A까지 올라온 톰슨은 소속팀 디트로이트가 호아킴 소리아를 영입하기 위해 단행한 트레이드로 코리 크네이블과 함께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콜 해멀스의 트레이드에 포함되어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여러 번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도 톰슨은 항상 팀 내 5위 안에 드는 최고 유망주였다. 2014년에는 베이스볼 아메리카 기준 전체 43위 유망주에 올랐다. 향후 최대 메이저리그 2선발로 뛰게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프로 5년차인 2016년 트리플A로 승격됐고, 그 해 8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았다. 톰슨은 지난 3년간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며 기회를 받았지만 잠재력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2016년 시즌 뒤 투구폼을 바꾸는 등 노력을 해봤지만 성적은 더 나빠졌을 뿐이다.

지난 8월 밀워키 브루어스로 팀을 옮긴 이후에도 톰슨은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2018시즌을 보냈고, 마이너리그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그에게 손을 내민 메이저리그 구단은 없었다. 결국 톰슨은 젊은 나이에 한국행을 선택했다.


제이크 톰슨 미국 통산 성적

스카우팅 리포트

2018년 제이크 톰슨 메이저리그 구종 구사율

톰슨은 포심, 투심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섯 가지 구종을 던진다. 그러나 커브는 통산 구사율이 0.9%로 거의 던지지 않고, 불펜투수로 나온 지난해에는 한 개도 던지지 않았다.

지난해 패스트볼은 평균 90.7마일(약 146.0km/h), 최고 93.6마일(150.6km/h)로 메이저리그에서는 평균 이하였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주로 포심을 사용하지만 좌타자를 상대할 때는 투심을 섞기도 한다. 팬그래프에서는 종종 커터로 분류되는 공을 던지기도 하지만 포심과 비교해 무브먼트나 구속에서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다.

톰슨이 평균 이하의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음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변화구 덕분이었다. 유망주 시절 톰슨의 슬라이더는 플러스 피치(Plus, 20-80 스케일에서 60점), 체인지업은 평균 정도의 구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변화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은 됐다.

톰슨의 결정구는 체인지업이다. 우타자와 좌타자를 가리지 않고 사용했고, 통산 0.234의 피안타율과 28.9%의 헛스윙률을 기록했다. 또한 절반 이상의 타구가 땅볼이었다. 상하, 좌우 무브먼트가 모두 큰 슬라이더 역시 통산 피안타율 0.242, 헛스윙률 30.4%로 나쁘지 않았다.


2018년 제이크 톰슨 구종별 로케이션, 위부터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수 시점

톰슨의 가장 큰 문제는 제구력이다. 그는 컨트롤과 커맨드 모두 좋은 편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BB/9는 4.7, 트리플A 통산 3.4에 그쳤다. 패스트볼은 가운데 높이로 쉽게 몰렸다. 슬라이더는 위로 뜨는 공이 많았으며 체인지업은 땅으로 꽂히는 공이 많았다.

KBO리그 투수 중 커맨드가 뛰어난 투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어느 나라의 어느 리그든 컨트롤은 중요하다. 지난해 KBO리그 외국인 투수의 BB/9는 2.6이었다. 톰슨이 트리플A에서와 비슷한 컨트롤을 보여준다면 평균 이상의 스터프에도 성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컨트롤(Control)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 커맨드(Command)는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다.


전망

톰슨이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평균 이하의 패스트볼 때문이었다. 하지만 톰슨의 패스트볼은 KBO리그로 오면서 오히려 장점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KBO리그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포심 142.6km/h, 투심(싱커) 139.3km/h였다. 평균 145km/h 이상 던진 투수는 전체 260명 중 42명뿐이었다. 이로써 평균 이상인 구종이 세 개가 된 톰슨은 제구력만 향상된다면 성공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한편 톰슨은 탈삼진이 많은 투수가 아니다(트리플A 통산 K/9 7.0). 때문에 수비 또한 그에게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전준우-민병헌-손아섭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외야 수비는 리그 꼴찌였다(WAA -2.53). 내야는 3루수의 주인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2루수 카를로스 아수아헤의 성공 여부도 미지수다.

톰슨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KBO리그 기준 평균 이상의 스터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구력은 평균 혹은 평균 이하로 볼 수 있다. 팀의 수비도 그를 뒷받쳐주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톰슨의 성공 여부를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톰슨은 역대 최연소 KBO리그 외국인 선수다. 켈리는 만 27세에 한국으로 와서 기량이 발전시켜 올 겨울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냈다. 켈리보다 더 어린 톰슨이 어떤 투수로 성장할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기록 출처: MiLB.com, Fangraphs, Baseball Savant, 스탯티즈
에디터=야구공작소 이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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