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

(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케이시 켈리(Casey Kelly)
선발투수, 우투우타, 190cm, 97kg, 1989년 10월 4일생

[야구공작소 최윤석] 지난해 LG 트윈스는 외국인 투수로 절반의 성공을 이루었다. 헨리 소사는 5월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지만 8월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했다. 타일러 윌슨 역시 투수 전체 2위의 WAR을 기록했지만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뛰지는 못했다.

LG는 결국 잦은 부상과 기량 하락의 조짐을 보여 미래가 불확실한 소사와 이별하고 우완 투수 케이시 켈리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배경

전 메이저리거 팻 켈리의 아들로 태어난 켈리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테네시 고등학교에서 켈리는 야구와 풋볼을 병행했으며, 유격수와 투수를 겸업했다. 200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1라운드에 지명된 이후에도 켈리는 유격수로 뛰는 것을 선호했고 싱글A까지는 투타 겸업을 하면서 투수보다 유격수로 출전한 이닝이 더 많았다.

켈리는 첫 시즌인 2008년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된 2011년 이후에도 90마일 중반의 패스트볼과 플러스 피치(Plus, 20-80스케일에서 60점)의 포텐셜을 가진 커브 덕분에 항상 팀 내 최고 유망주로 분류됐다. 베이스볼 아메리카 기준 2008년을 제외하면 팀 내 유망주 순위 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으며 2012년까지는 매년 전체 100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2012년 최고 유망주 켈리를 평범한 투수로 만든 부상의 늪이 시작됐다. 2012년 켈리는 메이저리그 데뷔에는 성공했으나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3개월 가량 전력에서 이탈했다. 2013년 4월에는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최고 90마일 중반의 패스트볼 구속이 90마일 초반까지 감소하며 위력을 잃었다.

약 2년간의 재활을 마친 켈리는 2015년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다. 그러나 거듭된 부상으로 구위 저하를 겪은 켈리는 팀을 떠돌며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는 신세가 됐다. 만 30세를 앞두고 입지가 애매해진 켈리는 결국 한국행을 택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2018년 케이시 켈리 구종별 구사율, 평균 구속 및 성적

켈리는 포심, 투심 패스트볼,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다섯 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지난해 켈리는 커터를 투구 레파토리에 포함시켰다. 또한 모든 구종의 구사율을 10% 이상 넘기며 선발 투수로서 장점인 다양한 구종을 자랑했다.

포심은 평균 91.5마일(147.3km/h), 투심은 평균 91.1마일(146.6km/h)로 구속 차이는 크지 않다. 메이저리그 평균에 조금 못 미치는 구속이지만 KBO 리그에서는 수준급이다. 문제는 커맨드다.

*커맨드(Command):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


2018년 패스트볼 로케이션 (포수 시점)

켈리는 패스트볼을 좌우로 커맨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주로 가운데 높이로 던졌다. 포심 2229RPM, 투심 2092RPM의 평범한 회전수를 가진 패스트볼은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었고, 피안타율은 0.314, 헛스윙율은 15.8%로 적은 표본임을 감안해도 좋지 않았다. 다만 메이저리그보다 스트라이크존이 좌우로 넓은 KBO리그 특성 상 좌우 커맨드는 장점으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켈리의 결정구는 1시-7시 방향으로 휘는 각이 큰 커브다. 유망주 시절부터 플러스 피치(Plus, 20-80스케일에서 60점)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커브는 켈리가 2스트라이크 이후에 패스트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구종이다. 큰 낙폭과 뛰어난 커맨드 덕분에 커브는 통산 0.204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다만 걱정되는 점은 매년 커브의 회전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2300RPM이었던 회전수는 2016년 2221RPM, 2018년 2189RPM으로 감소했다. 그에 따라 매년 30%가 넘던 헛스윙율은 22.5%(40스윙 9헛스윙)까지 감소했다.

80마일 중반의 커터는 우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서드피치다. 팬그래프와 스탯캐스트 모두 슬라이더로 분류하지만, 이 공은 각이 작고 날카롭다. 켈리는 지난해 커터를 사용하면서 적은 표본이지만 헛스윙율 45.0%(20스윙 9헛스윙)로 효과를 보았다. 커브가 예상대로 발전하지 못한 지금 커터는 삼진을 잡기 위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80마일 중, 후반의 하드 체인지업은 주로 좌타자를 상대로 사용했다. 체인지업은 투심과 비슷한 무브먼트를 가졌지만 패스트볼과 5마일 정도의 구속 차이와 보다 나은 커맨드로 지난해 32.0%의 수준급의 헛스윙율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결정구인 커브가 퇴보하고 있고, 상하 스트라이크존이 비교적 좁은 KBO리그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우려된다. 하지만 패스트볼의 구속은 한국에서는 수준급이다. 또한 켈리의 통산 BB/9은 트리플A 2.90, 메이저리그 2.63으로 스트라이크를 꾸준히 던질 수 있다.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활용하면서 통산 50%에 가까운 땅볼 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140km/h 중반의 패스트볼, 준수한 컨트롤과 땅볼 유도 능력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켈리의 선발투수로서의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전망

2017년 메릴 켈리, 2018년 케이시 켈리 비교

포심-투심-컷 패스트볼과 커브, 하드 체인지업 조합을 사용하면서 볼넷이 적은 투수. 이것들을 조합하면 생각나는 투수가 한 명 있다. 바로 지난해까지 SK 와이번스에서 뛴 메릴 켈리다.

2017년 당시 메릴 켈리의 평균 구속은 현재의 케이시 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메릴 켈리는 비슷한 스터프로 16승 7패 평균자책점 3.60의 매우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K/9은 9.0이었던 반면 BB/9은 2.1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케이시 켈리에게도 비슷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것은 조금 힘들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메릴 켈리의 결정구는 좌우 무브먼트가 큰 체인지업이었던 반면, 케이시 켈리의 결정구는 낙폭이 큰 커브다. 상하 스트라이크존이 좁은 KBO리그 특성상 커브를 주무기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2018 케이시 켈리(위), 2017 메릴 켈리(아래) 로케이션 비교 (포수 시점)
왼쪽부터 포심, 투심, 커터

둘째, 메릴 켈리의 경우 케이시 켈리보다 뛰어난 패스트볼 커맨드를 가졌다. 메릴 켈리는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를 스트라이크존의 좌우로 제구 할 수 있었다. 반면 케이시 켈리는 높거나 가운데로 몰린 공의 비율이 높았다. 커터의 경우에는 우타자 몸쪽 높게 형성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가 메릴 켈리가 될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메릴 켈리는 당시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LG가 케이시 켈리에게 바라는 역할은 에이스보다는 확실한 2선발이다. 켈리는 2선발이라고 하기에는 뛰어난 구위를 가지고 있다. 김민성의 영입으로 수비의 도움까지 바랄 수 있게 된 지금, 윌슨과 함께 원투펀치로서 켈리의 활약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기록 출처: Fangraphs, Baseball Savant, Baseball America, MLB.com, Statiz
에디터=야구공작소 김혜원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Be the first to comment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