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구인들이 메이저리그에 가장 부러워 하는 점은 두꺼운 선수층이다.
매년 새로운 스타가 쏟아진다. 지난해 등장했던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애스트로스), 프란시스코 린도어(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은 이미 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브라이언트는 2년차인 올시즌 내셔널리그 MVP 수상이 확실시되고 있을 정도다. 코리 시거(LA 다저스), 마이클 풀머(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개리 산체스(뉴욕 양키스) 등도 ‘신인’이라는 호칭이 무색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꽃길’을 걸어왔던 선수들이다.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혀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시절부터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준비된 스타였다. 이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볼티모어 김현수도 주목을 모으기에 충분한 루키였다. 그는 KBO리그의 육성 선수였다. 김현수처럼, 혹은 방출 아픔을 겪었던 삼성 최형우처럼 ‘흙 속의 진주’로 평가할 만한 선수도 올해 메이저리그에는 있었다. 이들을 포지션 별로 모아봤다.
# 포수 : 샌디 레온(보스턴 레드삭스)
*시즌 성적 : 75경기 0.314/0.370/0.486 fwar(팬그래프 집계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2.5
시즌 막판 보스턴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역이다. 보스턴은 블레이크 스와이하트, 라이언 해니건, 크리스티안 바즈케스 등 여러 명의 포수를 기용했던 팀이다. 하지만 생산성은 참혹한 수준이었다. 레온은 보스턴의 안방마님 자리를 훌륭하게 메꿨다. 원래 레온은 수비는 뛰어나지만 방망이 실력을 형편 없던선수였다. 오랜 시간 마이너리그에서 뛰면서 기록한 타격 라인은 0.238/0.325/0.330. 그의 과거 스카우팅리포트에는 “수비력이 좋은 투수의 타격 실력을 가진 포수”라고 적혀 있었다.
레온의 올시즌 활약이 오래 이어질 것이라 확신하기는 힘들다. 아직 메이저리그 경기 수가 적다. 올해 인플레이타구 타율(BABIP)은 커리어 평균보다 7푼 가량 높다. 당장 시즌 초반 트리플 A에서의 성적은 커리어 평균과 별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수비력만 유지해도 충분히 가치있는 선수다. 포수 유망주인 스와이하트가 메이저리그에서 뛸 준비를 갖출 때까지 징검다리 역할만 해줘도 주어도 보스턴은 크게 만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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