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박기태] LG트윈스가 7월 18일 신규 외국인 선수 제임스 로니 영입을 발표했다. 소식은 곧바로 화제가 됐다. 과거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주전 1루수로 뛰었던, 한때 팀의 10년 1루수 감으로 촉망받던 그 로니의 영입이니 그럴만도 했다.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2013년) 제임스 로니(사진=Wikimedia Commons CC BY-SA 2.0)
교체는 시간문제였다
히메네스는 올해 51경기에서 0.276/0.333/0.436의 타율/출루율/장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OPS 기준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에서 8위에 해당하는 성적. 그러나 그 아래에 있는 선수들이 대니 돈, 조니 모넬, 멜 로하스, 대니 워스 등이다. 사실상 최하위 성적이고, 그동안의 ‘정’이 아니라면 퇴출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이미 지난해 후반기부터 하락세가 이어졌기 때문에 반등의 여지를 찾기도 곤란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시간도 상당했다.
외국인 타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LG의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삼성, kt 바로 다음 순위에 있는 공격력으로는 5강 포스트시즌 경쟁을 제대로 하기 힘들다. LG의 외국인 타자 교체는 시간 문제였다.
로니가 중장거리 타자?
그런데 교체 대상이 제임스 로니라는 건 예상 밖의 소식이다. 이름값으로만 보면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하지만, 2017년의 제임스 로니는 중장거리 타자라는 설명을 붙이기 민망한 수준이다. 일단 메이저리그 커리어부터가 좋게 말해 ‘중장거리’지, 냉철히 말해서 ‘똑딱이’ 쪽에 가까웠다. 11년 통산 108개의 홈런이라고 해도 결국 연평균 10개 내외의 홈런을 쳤다는 뜻이다. 2루타 정도는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이가 든 최근 성적은 더욱 그렇다. 2014년부터 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장타율 0.400을 넘긴 적이 없고, 올해 트리플A에서 기록한 성적도 0.218/0.371/0.236으로 뛰어나지 않다. 믿을 건 ‘이름값 있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하위 리그로 이적했을 때 생기는 성적 업그레이드’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린 이미 LG가 한나한을 영입해서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연봉이 35만 달러?
로니는 공개된 것만 합쳐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3,6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벌어들인 선수다. 그런 선수가 60경기 정도를 뛰기 위해서 35만 달러를 받았다는 건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 일이다. 1년으로 환산해도 잘 봐줘야 100만 달러 수준이다. 로니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받은 연봉은 900만 달러가 넘는다. 과거 이면 계약 논란을 일으켰던 에스밀 로저스의 사례가 떠오른다.
왜 하필 1루수?
외국인 타자를 구할 때 1루수를 먼저 살펴보는 프런트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최근 외국인 선수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성적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선수 장사’를 한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3~4년 전 같으면 노릴만 했던 선수들이 40인 로스터에 포함되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적료 요구를 한다는 소식이 기사화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수-주 3박자를 갖춘, 특히 시장에서 희소성이 있는 소위 ‘센터라인’ 타자들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그나마 자원이 풍부해 보이는 코너 야수들을 영입 후보로 삼을만 하겠지만, 개중에는 최근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면서 기회가 사라진 경우도 있다.
어쩌면 앞으로는 버나디나, 아두치, 고메즈 같은 센터라인 포지션 타자들을 접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지도 모른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