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도루 성공률 80%, 늘어난 도루 저지의 중요성

< 사진 출처 = USA TODAY Sport >

MLB는 2023시즌부터 빠르고 역동적인 야구를 위한 변화를 도입했다. 피치 클락, 수비 시프트 금지, 베이스 크기 증가, 견제 제한이 시행됐다. 영향은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피치 클락은 경기 시간을 줄였고, 수비 시프트 금지는 주 표적이 되던 좌타자의 BABIP를 높였다. 무엇보다 큰 영향은 도루에 있었다. 베이스 크기가 증가하면서 각 루 간의 간격이 줄었고 주자는 더 긴 리드 길이를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이전보다 주자에게 더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주자에게 유리한 환경 변화로 인해 경기당 도루 시도와 도루 성공률은 급증했다. 2022시즌 0.68개이던 경기당 도루 시도가 2023시즌 0.90개로 증가했고, 도루 성공률도 75.4%에서 80.2%로 증가했다. 2024시즌에는 경기당 도루 시도 0.94개, 도루 성공률 79.0%가 기록됐다.

적극적인 도루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리그 환경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배터리(투, 포수)의 가치도 상승했다. 이 글에서는 도루 저지와 관련된 배터리의 능력과 도루저지율 간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도루 저지를 위한 배터리의 전략이 유의미하게 존재하는지 살펴봤다.

 

도루 저지와 관련된 투수, 포수의 능력은?

< Baseball Savant의 Statcast Pitcher Running Game Leaderboard >

도루 저지를 위해서는 우선 주자의 리드를 줄여 도루 시도를 억제하고 도루 저지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이는 주자를 견제하는 투수의 역할이다. Baseball savant는 투수의 주자 견제 능력과 관련한 데이터들을 제공하고 있다. 

2023-24시즌 도루 가능 상황(1루->2루) 100회 이상 투수 기준, 투수의 주자 견제 능력(빨간 박스 중 투구 동작이 시작될 때 주자와 1루 베이스 간 거리)과 투수의 진루 억제 능력(파란 박스)은 유의미한 수준인 -0.43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투수는 주자 견제 능력이 뛰어날수록 진루 억제 능력도 뛰어나다. 도루(진루) 저지에 있어 주자를 견제하는 투수의 역할이 적지 않음을 살펴볼 수 있다.

< BaseballSavant의 Catcher Throwing Leaderboard >

다음은 포수의 역할이다. 포수는 도루 저지를 위해 빠르고 정확한 송구가 필요하다. Baseballsavant는 이를 정량화한 지표로 팝타임(포구로부터 송구가 야수의 글러브까지 도달하는 시간), 교환 시간(포구가 송구로 이어지는 시간), 송구 속도, 송구 정확성을 제공한다.

< 도루저지율과 요인 간 상관관계, 2023-24시즌 도루 저지 시도 30회 이상 포수 >

도루 저지율과 포수의 정량적 지표와의 상관관계를 봤을 때, 도루 저지율과 가장 높은 연관을 가지는 것은 팝타임이다. 다른 요인에 비해 상관계수가 유의미한 수준(-0.579)으로 나타났다. 팝타임이 빠를수록 도루 저지율이 높을 가능성이 많다는 결과이다. 팝타임은 교환 시간과 송구 속도를 아우르는 요소이기 때문에 도루 저지와 연관이 가장 높고,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도루 저지를 위한 유의미한 전략적 요소가 있을까?

위 내용을 통해 투수 주자 견제 능력과 포수 팝타임이 도루 저지에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배터리의 전략적 의사결정 사항인 구종과 로케이션 선택에서도 유의미한 요소가 있는지 두 가지 가정을 통해 파악해 봤다.

 

1. 도루 능력이 뛰어난 주자가 있을 때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높아진다.

팝타임과 포구 시 주자의 거리가 도루 저지에 영향을 미친다면 투수로부터 공이 떠난 후 포구로 이어지는 시간이 짧을수록(구속이 빠를수록) 도루 저지에 유리하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도루 저지를 위해 패스트볼(포심 패스트볼, 싱커) 위주의 투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른 변화구 구종들에 비해 구속이 빨라 홈플레이트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적극적인 도루가 가능한 상황(5점 차 이내 주자 1루)에서 주자의 도루 능력(횟수)에 따라 세 군집(A, B, C)으로 나눠 패스트볼 투구 비율을 비교했다.

< 주자의 도루 능력에 따른 패스트볼 투구 비율(23~24시즌 MLB) >

표 5에 따르면 주자의 도루 능력이 뛰어날수록 패스트볼 투구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배터리는 루상에 도루 능력이 뛰어난 주자가 있을 때 패스트볼 위주의 피칭 시퀀스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할 수 있다.

 

2. 도루 능력이 뛰어난 주자가 있을 때 로케이션이 높아진다.

포수의 2루 송구는 포구->교환 동작->송구 순으로 이어진다. 도루 저지에 중요한 팝타임을 줄이기 위해서는 빠른 교환 동작이 필요하다. 간혹 주자의 도루를 예상하고 피치아웃을 하는 경우, 포수는 빠른 교환 동작을 위해 포수 박스 멀리서 일어난 채로 포구한다. 한편 스트라이크 존 하단으로 형성되는 공은 블로킹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교환 동작에 있어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상단으로 형성되는 공을 포구할 때 교환 동작에 있어 조금 더 유리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주자의 도루 능력에 따라 상단 로케이션으로 형성되는 공의 비율의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다.

< 투구 로케이션 구역 >

< 주자의 도루 능력에 따른 투구 로케이션(23-24시즌 MLB) >

확인을 위해 그림 3처럼 스트라이크 존을 기준으로 상, 중, 하단을 구분했다. 표 6에 따르면 주자 도루 능력이 뛰어날수록 상단 투구 비율이 높고, 하단 투구 비율과의 차이도 높게 나타났다. 위의 가정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배터리는 주자의 도루 능력을 염두에 둔 로케이션 선택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치며

주자에게 유리한 규칙 변화로 주자들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배터리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이 글에서는 도루 저지와 관련된 배터리의 능력들이 실제 도루 저지에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요인별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또 도루 저지와 관련된 배터리의 유의미한 전략이 있는지 살펴봤다. 

특히, 도루 능력이 뛰어난 주자를 잡기 위한 배터리 간 전략적 의사결정에 주목했다. 결과적으로 루상에 빠른 주자가 위치했을 때 빠른 공 투구 비율과 스트라이크 존 상단 투구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주자의 도루 능력을 고려한 배터리의 구종, 로케이션 선택은 타석의 타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배터리 조합에 따라 나타나는 전략적인 특성도 분석할 가치가 있다. 주자와 배터리 간의 전략적인 대결도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가 될 것이다.

 

참조 = Baseball Savant, MLB.com, 야구공작소

야구공작소 김경욱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도상현, 전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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