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MLB 유주얼 프로스펙트’ 6월 1주차

메이저리그 승격을 맛본 선수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하위 라운드의 옥석을 발굴하는 데 있어 최고의 팀이다. 맷 카펜터(13라운드), 토미 팜(16라운드), 트레버 로젠탈(21라운드), 케빈 시그리스트(41라운드) 등 매년 1군의 주축 선수들을 발굴해냈다. 아마추어 무대를 주름잡던 1~2라운드의 절반의 절반도 메이저에 자리 잡기 어려운 것이 현실임을 생각한다면 주목할 성과다.

올해에도 흥미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폴 데용이라는 이름의 이 선수는 고교 시절 농구에 더 집중했었던 선수다. 하지만 무릎부상을 입으면서 농구공을 놓아야 했고, 재활 과정 속에 대학교 1~2학년 기간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3학년 때 제대로 된 첫 시즌을 보내며 54경기에서 .349/.430/.596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드래프트에 나왔지만 38라운드에 가서야 호명 받았고, 이를 거절하고 대학무대로 다시 돌아갔다. 4학년때 그는 멋진 시즌을 재현해냈고(51경기 .333/.427/.605) 세인트루이스의 4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성한다.

3학년을 마치고 프로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대학 선수들보다 1년 늦게 프로에 온 셈이지만, 마이너리그 승격은 그들 대부분보다 빨랐다. 풀타임 첫해 더블 A에서 시작해 .260/.324/.460 22홈런의 괜찮은 성적을 기록한 것. 올 시즌에는 트리플 A에서 시작을 했고, 46경기에서 .249/.331/.541 11홈런이라는 더욱 더 향상된 성적을 기록했다. 더 인상적인 점은 그동안의 주포지션인 3루와 외야가 아닌 유격수 자리에서 뛰었다는 점이다(17년 46경기중 37경기).

결국 팀은 지난주 그를 콜업했다. 29일 월요일 콜로라도전에 대타로 출전한 그는 데뷔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이후 콜튼 웡이 부상으로 빠진 2루 자리를 차지해 7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성적은 .296/.296/.481로 괜찮은 편이다.

염려되는 부분은 지나치게 많은 삼진이다. 지난해 144개의 삼진을 당하며 더블 A 텍사스 리그의 2위의 불명예를 차지했고, 올시즌 역시 트리플 A에서 25%에 육박하는 높은 삼진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볼넷은 잘 얻어내지 못한다. 지나치게 큰 스윙과 짧은 야구 경력 탓인데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투수 중에서는 휴스턴의 데이비드 파울리뇨가 눈에 띈다. 2m 4cm의 거구를 갖춘 장신 우완투수로, 지난해 마이너리그 4단계를 거치며 20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2.00의 평균자책점. 10.6개의 9이닝당 삼진 수를 기록했다. 보통 키 큰 선수들이 제구력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데 반해, 파울리뇨는 오히려 가장 큰 장점이다. 커리어 동안 2.3개의 9이닝당 볼넷 수를 기록 중이고, 지난해에는 1.9개로 더 낮았다. 패스트볼의 경우 91~96마일 선에서 형성되고, 80마일 초반대의 슬라이더를 보조구질로 사용한다.

의문점은 긴 이닝과 한 시즌을 소화할 수 있을 내구성에 있다. 14년 토미 존 서저리 이후 엄격한 이닝 관리를 해왔고, 지난해 던진 97이닝이 커리어 최다 이닝 수이다. 올 시즌에도 팔꿈치의 염증 증세로 마이너리그에서 3경기밖에 던지지 못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보조해줄 오프스피드 피치 역시 미흡하다는 평가다.

소속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10연승을 질주하며 30승에 이어 40승 고지에 선착했다. 스프링어, 알투베, 코레아 등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메이저리그 최고라 해도 무방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선발진. 카이클과 맥컬러스 외에는 믿음직한 선발이 없으며, 그나마 카이클은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말았다. 지난주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브래드 피콕이 하나의 대안(5일 경기 6이닝 2실점 9K 승리투수)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4~5선발은 오리무중이다. 팀 최고의 투수 유망주 중 한 명인 파울리뇨가 그 자리를 맡아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좋은 활약을 펼친 마이너리거

콜로라도 로키스의 유격수 유망주 브랜든 로저스는 지난 한 주 .517/.548/1.034의 괴물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의 시즌 성적은 어느덧 .387/.409/.671까지 치솟았다. 루키리그에서 뛰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 20살의 선수가 상위 싱글 A에서 뛴 기록임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놀라운 수치다.

로저스는 15년 드래프트 당시 스완슨과 브레그먼이 밀려 1라운드 3번으로 지명받았지만, 사실 전문가들은 그 해 최고의 유망주로 로저스를 꼽는 경우가 더 많았었다. 얼마 전 짐 칼리스는 15~17년 3년간의 드래프트 대상 선수들의 랭킹을 발표했는데, 여기서도 당당히 1위였다.

01. Brendan Rodgers, SS (2015)
02. Dansby Swanson, SS (2015)
03. Jason Groome, LHP (2016)
04. Riley Pint, RHP (2016)
05. Hunter Greene, RHP (2017)
06. Brendan McKay, 1B/LHP (2017)
07. Kyle Wright, RHP (2017)
08. MacKenzie Gore, LHP (2017)
09. Carson Fulmer, RHP (2015)
10. Alex Bregman, SS (2015)
11. Kyle Lewis, OF (2016)
12. A.J. Puk, LHP (2016)
13. Mickey Moniak, OF (2016)
14. Royce Lewis, SS/OF (2017)
15. Dillon Tate, RHP (2015)
< 짐 칼리스가 발표한 15~17 드래프트 자원 랭킹 >

툴로위츠키의 뒤를 이을 또 하나의 ‘산신령’ 후보인 브랜던 로저스. 지금과 같은 기세면 내년이면 메이저리그 팬들 앞에 선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필라델피아의 톰 애셔맨은 독특한 프로필을 갖춘 선수다. 15년 드래프트 당시 단 하나의 플러스 피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의 1라운드 46번 순서에 지명받아 11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았다. 그 이유는 바로 엄청난 제구력 덕분인데, 대학무대를 관찰한 스카우트들은 여태까지 본 최고의 커맨드라는 칭찬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대학교에서 기록한 볼넷은 단 18개이며, 9이닝당으로 환산하면 0.4개가량에 불과했었다.

켄 자일스 트레이드 당시 필라델피아로 팀을 옮긴 그는, 올 시즌 마이너 때의 명성 그대로를 보여주는 중이다. 마이너리그 10경기에 등판해 6승 무패를 기록했다. 경기당 1개 미만인 9개의 볼넷을 허용했으며 2번의 완투 경기를 이루어냈다. 사실 스카우트들은 그런 그의 메이저리그 성공 여부에 회의적이다. 80마일 후반대의 패스트볼과, 보잘것없는 보조구질을 가지고는 아무리 뛰어난 컨트롤 아티스트라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무대,  상위마이너리그인 트리플 A 무대를 차례차례 정복하며 그런 그들을 비웃는 듯한 능구렁이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에도 ‘유희관의 성공담’은 쓰여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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