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커니즘 수정한 김성욱, 진정한 레귤러를 꿈꾼다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민서 >

모든 야구선수의 꿈은 ‘주전’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나긴 백업 생활을 버티는 선수도 있다. NC 다이노스의 김성욱 역시 그랬다. 백업 외야수로서 1군에서 9시즌을 치렀다.

김성욱은 10번째 시즌이자 FA를 앞둔 이번 시즌엔 진정한 주전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스프링캠프에 앞서 캘리포니아로 향해 허일 코치에게 과외받았다. 여기서 얻은 솔루션과 함께 시즌을 시작했고, 공수주 인상적인 활약으로 자신이 바랬던 주전 외야수에 가까워졌다. 김성욱의 새로운 변화와 그 효과는 무엇일까?

 

레그킥을 버리고 노스텝으로

< 김성욱 통산 기록 >

김성욱의 통산 기록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공수주에서 다양한 툴을 지녔지만, 이를 활용해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wRC+는 단 한 번도 100을 넘지 않으며 매번 평균 이하의 선수로 남았다. 매 시즌 100경기가량 꾸준하게 나왔지만, 대수비나 대타 등 교체 출전이 많아 타석 자체는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규정타석을 소화한 시즌이 한 시즌도 없었다.

아쉬운 성적의 배경엔 타격 타이밍을 못 잡는 문제가 있었다. 좋은 회전력과 파워를 지녔지만, 정확하게 맞춰내는 데에서 어려움을 겪었기에 타격이 잘 되지않았다. 낮은 컨택 비율과 높은 헛스윙 비율이 이를 나타내 준다. 특히 지난 시즌은 100타석 이상 소화한 외야수 62명 중 스윙 대비 헛스윙 비율은 8위, 컨택 비율은 55위를 기록하며(모두 높은 순 기준) 타격 타이밍과 관련된 고충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절치부심한 김성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타격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컨택 타이밍을 잡기 위해 기존에 했던 레그킥을 버리고 노스텝으로 타격하는 것이다. 기존엔 레그킥을 길게 하며 타격 타이밍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아예 킥을 하지 않거나 다리를 들어도 기존보다 훨씬 짧은 시간 동안만 다리를 든다. 이 과정에서 타이밍을 잡는 데 수월해졌고 더 좋은 타격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타율 자체는 여전히 높지 않지만, 더 높아진 컨택 비율을 바탕으로 기존에 비해 높은 OPS와 많은 홈런을 기록할 수 있었다.

 

노스텝을 통한 타격 성장

달라진 타격 메커니즘은 김성욱에 좋은 성적을 안겨줬다. 그렇다면 노스텝의 세부적인 효과는 무엇일까. 컨택과 클러치 히팅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먼저 컨택이다. 위 표에 기재된 모든 스탯이 지난 6시즌 기록에 비해 모두 좋다. K%, 헛스윙 비율은 최근 7시즌 중 가장 낮았고, BB%, BB/K, 존 내/외부 컨택 비율은 가장 높았다. 어려웠던 타이밍 승부가 노스텝 덕분에 확실히 잘 이뤄지고 있다.

< 김성욱의 컨택 비율 2023(좌) vs 2024(우) >

컨택 비율을 세부적으로 봐도 노스텝의 효과를 알 수 있다. 존 내부 컨택 비율은 9곳 중 7곳에서 증가했다. 존 외부 역시 거의 모든 칸에서 컨택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존 아래 낮은 쪽 컨택 비율이 최대 30.8%로 매우 낮았지만, 이번 시즌은 최소 50%에서 최대 77.8%로 낮은 공 대처 역시 좋아진 점을 알 수 있다.

노스텝과 이 덕분에 좋아진 컨택은 중요한 상황에서도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게 도왔다. 지난 7시즌 간 김성욱의 REW는 단 한 번도 0을 넘지 못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인 2016시즌에도 -0.3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 REW는 0.39로 처음으로 0을 넘으며 리그 외야수 13위에 올라와 있다.

김성욱은 그동안 클러치 상황에서 팀에 안 좋은 결과를 더 많이 보여준 타자였지만, 이번 시즌은 그와 반대되는 알짜배기 타자가 됐다. 지난 4월 17일 완벽한 투구를 하던 류현진을 상대로 쏘아 올린 동점 홈런은 김성욱이 이번 시즌 클러치상황에서도 좋은 타격을 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홈런 역시 노스텝으로 이뤄냈다.

 

완벽한 주전이 되기 위해

타격에서 성장한 김성욱은 자신의 자리를 견고히 다지고 있다. 원래도 좋았던 수비로 외야 센터를 안정적으로 지키고 있고, 리그 상위권 타자들에 비해 조금은 아쉽지만, 지난 시즌들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타격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유지하거나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면 김성욱이 노리는 주전 도약은 손쉬울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기회를 잡은 그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참조 = 스탯티즈, OSEN(참고 기사 링크)

야구공작소 문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희원,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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