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삼성 라이온즈 코너 시볼드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현서 >

코너 시볼드 (Connor Seabold), 삼성 라이온즈

1996년 1월 24일생 (만 27세)

선발투수, 우투우타, 188㎝ 86㎏

2023시즌 (ML + AAA)

앨버커키 아이소톱스 8경기(8선발) 1승 2패 31.1이닝 36K 8BB ERA 7.47

콜로라도 로키스 27경기(13선발) 1승 7패 87.1이닝 67K 28BB ERA 7.52

계약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2023시즌 시작 전 삼성 외인 원투펀치는 10개 팀 중 가장 안정적이며 강력했다. KBO 4년 차 에이스 뷰캐넌, 2022년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sWAR 5.28을 기록한 수아레즈. 삼성은 외인 투수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8월 6일 수아레즈가 단 15구만 던지고 교체됐다. 검진 결과 왼쪽 종아리 비복근 손상으로 약 4주 정도의 이탈이 예상됐다. 7월까지 리그 10위로 반등이 필요했던 삼성에 큰 악재였다.

이에 삼성은 발 빠르게 움직여 3일 뒤인 8월 9일 수아레즈를 방출하고 전 NC 와이드너를 영입했다. NC 방출 직전 2경기에서 6이닝 2자책점, 7이닝 1자책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교체 명분은 있었다. 하지만 그 2경기는 요행이었던 걸까? 삼성에서의 성적(3승 3패 4.56)은 재계약을 안겨주기에 부족했다.

11월 NPB 니혼햄의 코디 폰스 영입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와이드너를 대신해 2024년 삼성 외인 투수 한 자리를 맡게 된 선수는 시볼드였다. 작년 메이저리그에서 27경기(13선발)를 출장할 정도로 현역 메이저리거에 가까웠던 시볼드는 어떤 선수인지 살펴보자.

 

배경

시볼드는 21세였던 2017년 6월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83번으로 필라델피아에 지명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시볼드는 드래프트 당시 제구 부문 20-80 스케일 기준 80점을 받을 정도로 제구가 좋았다. 이후 2019년 AA와 애리조나 가을 리그에서 호투하며 적응 기간 끝에 기량을 꽃 피우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마이너리그는 폐쇄되었고 빅리그 4, 5선발급 후보로 평가받던 시볼드는 8월 21일 필라델피아와 보스턴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으로 팀을 옮겼다. 이후 팀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2021년 시볼드는 보스턴 유망주 11위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 여파로 7월 AA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9월 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마침내 9월 11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vs 시카고 3이닝 2실점).

2022년 역시 AAA에선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메이저리그에선 고전했다. 결국 2023년 1월 DFA가 됐고 콜로라도에 입단했다. 이후 AAA보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많이 출장했다. 물론 쿠어스 필드가 홈구장인 영향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부진했다. 이에 시볼드는 시즌 종료 후 40인 로스터에 들지 못했고 올 시즌 KBO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스카우팅 리포트

외인 투수 영입이 발표됐을 때 가장 관심을 받는 부분은 바로 구속이다. 시볼드는 그런 점에서 굉장히 위력적이다. 2023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약 149㎞/h를 기록했다. 2022년에도 거의 차이 나지 않는 수치를 기록하며 구속 부문에선 지난 시즌 알칸타라와 비슷한 급으로 KBO리그 최상위권이다.

다만 패스트볼 구사율이 2022년 53.2%, 2023년 54.4%로 KBO 기준으로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패스트볼의 평균 회전수는 2,096rpm으로 낮았다.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었다. 그런데 GB/FB가 3년간 AAA와 MLB에서 모두 1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뜬공형 투수이다 보니 비교적 높은 구사율의 패스트볼에 강한 외야 타구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삼성 외야진이 잘 처리해 줘야 한다.

제2 구종인 120㎞ 후반의 체인지업은 유일한 ‘Potential above-average’ 평가를 받았던 구종이다. 프로 입단 전부터 구사했던 시볼드의 주무기였다. 구속이 낮아졌을 땐 인플레이 타구가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헛스윙 유도가 좋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부상 이후 던지기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작년 MLB 상위 30%에 드는 수직 무브먼트를 기록한 만큼 구사에 부상 이전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면 위력적인 구종이 될 것이다.

제3 구종은 2020년부터 구사한 130㎞ 중후반의 슬라이더다. 기본적으로 10-4의 횡적인 무브먼트를 띈다. 종종 커브 같은 종적 무브먼트도 만들어 내며 다양한 궤적으로 구사한다. 무브먼트 수치는 MLB 평균 이하였지만 좋은 제구력이 뒷받침되어 2023년에 구사한 4개 구종 중 가장 높은 헛스윙%를 기록했다.

< 2023년 시볼드 구종별 헛스윙% (ML) >

마지막으로 2021년에 장착한 커브가 있다. 아직 완성도는 높지 않으며 평균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끔 타자의 타이밍을 뺏어 카운트를 잡는 정도로 사용되었다.

시볼드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제구력이었다. 입단 전 평가는 20-80 스케일 기준 80점을 받기도 했으며 작년에도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록도 이를 뒷받침해 주며 작년 BB%가 MLB 상위 27%로 볼넷을 잘 주지 않는 투수였다.

< 시볼드 ML, AAA 통산 기록 >

약점은 건강이다. 2021년 투수에게 치명적인 팔꿈치 부상이 있었다. 이후 구속이 잠시 감소했다. 2022년 다시 140㎞ 후반의 평균 구속을 되찾았지만, 가끔 구속이 하락하며 일정한 스피드를 유지하지 못한다.

이에 더해 한 시즌 최다 이닝은 겨우 130.1이닝(23선발)이다. 이마저도 팔꿈치 부상 전인 2018년이며 2021년 이후 한 시즌 최다 이닝은 작년 118.2이닝(35경기 21선발, ML+AAA)이다. 풀타임 선발 경험도 없고 팔꿈치 부상 이력도 있기 때문에 삼성이 관리를 철저히 해줘야 할 것이다.

 

전망

시볼드는 프로 입단 직후 재능을 인정받으며 한 단계씩 올라가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그리고 작년 많은 기회를 받았다.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 하지만 아직 만 28세로 젊다. MLB에서 후보 선발 투수로 평가를 받았던 만큼 KBO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만한 공을 던진다.

패스트볼 중심의 투구 레퍼토리만 변화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알칸타라의 경우 KBO 1년 차에 패스트볼(포심+투심) 구사율이 60% 이상이었지만 두산 이적 후 고속 슬라이더를 장착해 투심의 비율을 낮췄다. NPB에서 리턴 후에는 수준급의 스플리터까지 구사하며 패스트볼 구사율을 50% 아래로 낮췄고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KT에서와 두산에서의 성적을 비교해 본다면 시볼드는 알칸타라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특히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 구장이기 때문에 뜬공형 투수인 시볼드는 더더욱 변화구 활용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불펜이 약한 삼성이기 때문에 삼성의 선발 투수는 이닝 이터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심지어 작년엔 뷰캐넌, 원태인을 제외한 풀타임 선발 투수가 없었기 때문에 나머지 외인 투수 1명이 선발 한 자리를 시즌 끝까지 맡아줘야 한다. 시볼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미 KBO리그는 적지 않은 역수출 사례를 만들어내며 MLB 재진출의 장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작년까지 빅리그를 경험했던 시볼드에겐 재진출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은 KBO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연 시볼드는 AAA에서의 좋은 모습을 한국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까? 관심 가지고 지켜보자.

 

참조 = FANGRAPHS, BASEBALL AMERICA, BASEBALL PROSPECTUS, BASEBALL SAVANT, SOX PROSPECTS

야구공작소 장호재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송동욱,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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