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23시즌 리뷰] LG 트윈스 – 우승! 우승! 우승!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신민경 >

야구공작소는 연말을 맞이하여 KBO 팀별 23시즌 리뷰를 발행합니다. 12월 31일까지 매일 한 팀씩 업로드됩니다.

시즌 성적 – 86승 56패 2무 (최종 1위)

 

시즌 전

2022년 LG 트윈스는 역대급 2등이었다. 스탯티즈 기준 팀 타자 WAR*(31.02)와 투수 WAR(27.64)가 모두 리그 1위였다. 포스트시즌 결과는? 3위 키움에 1승 3패로 무릎 꿇었다. 역대급 2등 팀의 허무한 결말이었다.

한국시리즈도 진출하지 못한 충격이었을까. LG는 팀 프랜차이즈 출신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LG의 선택은 넥센(현 키움)과 SK에서 감독, 프런트로 활동한 경험이 있던 염경엽 감독이었다. “여기서 우승하지 못하면 감독 은퇴”라고 한 염경엽 감독은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한 방을 갖춘 우타 외야 자원 이재원과 필승조 이정용의 상무 입대를 연기했다.

FA 유출은 막지 못했다. 1루수와 4번 타자로 활약한 채은성이 한화로 이적했고 주전 포수였던 유강남이 롯데로 이적했다. 다만 유강남의 공백은 기아에서 FA로 풀린 박동원을 잡아 메꾸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내부 FA 김진성과는 2년 계약을 맺고 FA 시장에서 발을 뺐다.

외국인 투수는 기존의 케이시 켈리-애덤 플럿코 조합을 유지했고 타자는 로벨 가르시아와 결별했다. 아브라함 알몬테를 영입했지만,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을 발견해 계약을 파기했다. 대신 이전부터 후보로 자주 거론되던 오스틴 딘과 최종 계약했다.

 

2023년 정규시즌 총평

LG는 정규시즌 내내 꾸준히, 그리고 가장 강했다. 7월을 제외하고는 월간 승패마진 +5 내외를 유지했다. 그 결과 6월 28일 이후 1위 자리를 계속 지켜낼 수 있었다. 다만 모든 부분에서 압도적이었던 팀은 아니다. 강점과 약점이 분명했다.

스탯티즈 기준 불펜 WAR은 11.53으로 1위, 타자 WAR도 28.96으로 1위였다. ‘전원 필승조’를 목표로 스프링 캠프부터 준비된 불펜진은 모든 투수가 1이닝을 책임질 수 있었다. 2022년 이후 리그에서 가장 강력해진 타선 역시 2023년에도 여전했다. 부진했던 선수도 있었고 시즌 초반 2루 자리가 공석이었다. 신민재가 2루를 책임져주며 모든 타순에서 쉬어갈 수 없는 타선이 완성됐다.

반면 선발 WAR은 7.75로 10개 구단 중 7위에 그쳤다. 김윤식은 풀타임 소화에 다시 실패했고, 이민호는 시즌 중반 2군에 내려간 후 1군에 다시 올라오지 못한 채 입대했다. 또 주루와 도루에서는 리그 평균에 비해 도합 22.91점을 손해 봤다 (주루 RAA -8.90, 도루 RAA -14.01, 두 항목 모두 리그 10위).

강점은 약점을 메우고도 남았다. 타격과 불펜의 힘 덕분에 역전승 42회를 거뒀고 연장 승률이 0.750(9승 3무 1패)에 달했다. 지고 있어도 역전할 수 있고, 어렵게 흘러가도 결국 승리한다는 믿음을 주는 팀이었다.

 

불펜 MVP – 김진성

불펜 자체는 작년보단 못했다. 그래도 여전히 리그 1위였다. 올 시즌 새로 발굴한 필승조인 유영찬과 박명근, 그리고 백승현의 공로가 컸다. 이들은 고우석, 정우영이 부진할 때 생긴 공백을 최소화했다.

그럼에도 2023년 불펜 MVP는 김진성이다. 김진성은 80경기에 출전해서 70.1이닝을 던지는 동안 2.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80경기는 올 시즌 등판한 투수 중 최다 기록이다. 그리고 그가 구원 투수로 쌓은 1.81의 WPA는 구원 투수 중 5위에 해당한다. 38세의 나이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그는 올 시즌 팀이 지고 있거나 이기고 있을 때 상관없이 안정감 있게 투구했다. “노장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던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핵심 불펜 투수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선발 MVP – 전반기 플럿코, 후반기 켈리

플럿코는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서 102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은 2.21이었다. 이닝은 리그 전체 7위, 평균자책점은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전반기 LG의 선발진을 이끈 그였지만 후반기에는 부상으로 신음했다. 결국 2024년에는 LG의 유니폼을 입을 수 없게 됐다.

플럿코가 빠진 후반기, 부진했던 켈리가 살아났다. 8월 17일부터 10월 4일까지 등판한 7경기에서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2.90으로 LG 투수 중 1위, 전체 9위였다. 플럿코와 반대로 후반기에 살아난 켈리는 2024년에도 LG의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타격 MVP – 내야수 오스틴 딘, 외야수 홍창기

타격은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타선이었다. 스탯티즈 기준 타격 WAR(이하 WAR*) 30위 안에는 LG 선수들이 6명 포함됐다. 김현수(wRC+ 114)까지 포함한다면 주전 9명 중 7명이 리그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내야진에서 가장 빛났던 선수는 오스틴 딘이다. 오스틴의 스탯티즈 기준 WAR은 5.22였다. 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2000년대 LG 타자 중 2023년의 오스틴보다 더 높은 WAR을 기록한 선수는 8명뿐이었다. 포지션을 1루수로 좁히면 오스틴은 2000년대에 가장 뛰어난 타격 성적을 기록한 시즌을 보낸 LG 1루수가 된다.

오스틴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삼진율이다. 올해 홈런 10위권에 든 선수 11명 중 오스틴보다 낮은 삼진율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오스틴의 장점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빛을 발했다. 2점 차로 뒤지고 있는 9회 초 2아웃 1루 상황에서 오스틴은 0-2 카운트로 몰렸지만,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 출루는 오지환의 역전 3점포로 이어졌다.

내야에 오스틴 딘이 있었다면 외야에는 홍창기가 있었다. 홍창기는 스탯티즈 기준 5.17의 WAR*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오스틴을 이은 2000년대 LG 타자 중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자 2023년 리그 전체 6위에 해당한다. 홍창기는 원래부터 뛰어났던 선구안에 적극적인 타격을 더했다. 결과는 2021시즌과 같은 훌륭한 시즌이었다. 부진했던 2022년의 모습이 아닌 2021년의 모습이 진짜 홍창기였음을 증명해 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졌지만 2~5차전을 내리 이기며 29년 만에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강점을 살린 채 약점을 줄였다.

한국시리즈 동안 LG 타자들은 wRC+ 157.3을 기록했다. KBO 역사상 가장 높은 기록이다. FA 영입생인 박동원은 홈런 2개를, 박해민은 타율 4할을 기록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오지환은 OPS 1.251과 홈런 3개를, 2019년 LG에 지명된 문보경은 1.241의 OPS를 기록했다. 외부 영입과 내부 육성 선수들이 동시에 활약했다.

불펜진은 정규시즌만큼 훌륭했다.. 마무리 고우석이 부진했지만, 한국시리즈 45이닝 중 절반 이상인 24이닝을 책임졌다. 선발 최원태가 0.1이닝 4실점으로 강판당했지만 남은 8.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2차전이 압권이었다.

플럿코가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오르지 못하며 가장 큰 불안 요소로 지목된 선발진은 예상보다 뛰어났다. 2차전 최원태를 제외하고는 켈리(11.2이닝 2자책), 김윤식(5.2이닝 1자책), 임찬규(3.2이닝 1자책) 모두 1자책 이하로 투구했다.

주루는 정규시즌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 주루사 개수(LG 2개, KT 6개)와 추가 진루%(LG 45.7%, KT 22.4%) 모두 KT보다 우세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흐름을 끊는 주루사로 분위기를 내줄 수 있다는 걱정은 기우였다.

모든 야구팬은 우승을 바란다. 그 점에서 LG 팬들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한 해는 없을 것이다. 시즌 동안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1등은 LG였다. LG는 숙원이었던 우승에 성공했다. 이제 2연패를 위해 2024년을 준비해야 할 때다.

 

2024년 전망

이재원과 이정용은 시즌이 끝나고 입대했다. 이재원은 2023년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이정용의 이탈은 LG의 핵심 투수 자원 한 명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때문에 김윤식과 최원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또한 젊은 선발 투수 육성에 다시 도전한다. LG는 2011년 박현준 이후 정규 이닝을 소화한 20~25세의 젊은 국내 선발 투수가 아직 없다. 손주영, 강효종, 이지강, 이상영 중 한 명이라도 선발진에 자리를 잡아준다면 LG의 선발진은 올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

불펜에서는 고우석의 MLB 도전이 변수로 남아있다. 고우석이 이탈하더라도 함덕주가 잔류했기에 추가적인 불펜 전력 손실은 없을 것이다. 다만 올해 활약한 김진성이 내년이면 39세의 나이가 된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부상을 입은 채로 투구했기에 노쇠화, 부상 이슈까지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홀드왕 정우영의 반등을 기대해야 하고, 새로운 필승조의 발굴 역시 필요하다. 2023년의 유영찬처럼 새롭게 필승조에 합류할 선수가 필요하다.

타선은 큰 이탈도 없고 추가 영입도 없다. 군에서 제대한 구본혁과 1군에 가끔 출전한 1라운더 김범석이 더 자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신민재의 첫 풀시즌 선발 소화와 김현수, 오지환 등 베테랑의 기량 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2023년을 완벽하게 마친 LG는 2024년에도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과연 LG는 우승 세레모니에서 야심 차게 외친 왕조 건설에 성공할 수 있을까? 디펜딩 챔피언으로 맞는 LG의 2024년을 주목해 보자.

 

참조 = STATIZ, LG트윈스

야구공작소 최민석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금강,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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