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대기, MJ 멜렌데즈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수진 >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시즌은 올해도 험난하다. AL에서 그나마 경쟁이 수월한 중부지구에 위치해있지만, 리그에서 2번째로 낮은 승률(0.320)을 기록하며(오클랜드 애슬레틱스 0.309) 이미 포스트시즌과는 멀어졌다.

그나마 팬들에게 위안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유망주 바비 위트 주니어의 활약이다. 2019년 드래프트 전체 2순위이자 팀을 대표하는 유망주인 위트는 올해 wRC+ 116, fWAR 5.5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팀 내 wRC+는 당연히 1위고(200타석 이상 소화 기준) 30-30에도 홈런 단 1개만이 남았다(현재 29홈런 47도루).

 

하지만 위트와 달리 팬들의 속을 애태우는 유망주도 있다. 그의 이름은 MJ 멜렌데즈 주니어. 2017년 2라운드 6순위로 지명된 그는 지난해 위트와 함께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위트가 알을 깨고 나왔지만 멜렌데즈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올 시즌 그의 타율은 0.232. 규정타석을 소화한 139명 중 122위이며 OPS 또한 0.695로 120위에 그친다.

멜렌데즈의 부진에는 의아한 부분이 많다. 지난해 수비 시프트가 없었을 때는 wOBA 0.443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시프트 상황 wOBA 0.282). 올해는 규정이 변경되며 좌타자를 상대로 한 극단적인 시프트가 사라진 상황. 게다가 타구질은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 평균 타구 속도는 93.4마일, Hard Hit%(강한 타구의 비율)는 49.9%로 이는 각각 리그 상위 3%와 9%에 해당한다. 특히 Hard Hit% 같은 경우는 지난해보다 6.4%P 증가했다. 과연 멜렌데즈의 성적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메이저리그 최악의 컨택

2019시즌 하이싱글A에서 39.4%의 높은 K%를 기록한 이후 멜렌데즈는 스윙을 교정했다. 레그킥을 최소화했고 간결하게 스윙하기 위해 노력했다. 훈련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음 시즌 더블A에서 K%는 21.9%까지 감소했고 마이너리그 시절 내내 이 수치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멜렌데즈는 다시 높은 K%를 기록 중이다(28.7%). 올해 그는 타석에서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어프로치를 선보이고 있다. 스윙 비율이 3.8%P 증가했고 초구 스윙 비율도 7.9%P나 늘어났다. 존 안의 공에도 지난해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나 존 밖의 유인구에도 손이 많이 나갔다. 컨택도 무너졌다. 조금 더 많은 장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공을 무리하게 당겨치려 했던 시도가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를 붕괴시켰다(링크). 그 결과 지난해 27.8%였던 Whiff%(스윙 중 헛스윙 비율)가 34.8%로 급증하며 리그 하위 8%까지 떨어졌다.

< 구종별 Whiff% >

패스트볼, 브레이킹 볼, 오프스피드 피치 상대로 모두 리그 평균보다 높은 Whiff%를 기록했다. 이 중 부진이 가장 두드러진 구종은 가장 많이 상대해야 하는 패스트볼이다(구사율 54.4%). 150타석 이상 포심 패스트볼을 상대한 선수 109명 중, 가장 높은 Whiff%를 기록하고 있다(37.2%). 패스트볼을 공략하지 못한 결과는 참혹했다. 이번 시즌 멜렌데즈는 존 안의 공에 대해서, 규정타석을 소화한 선수 중 놀란 고먼(28.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헛스윙 비율을 기록 중이다(27.9%).

 

아쉬웠던 뜬공 타구, 그리고 좌/우 스플릿 성적

앞서 말했듯 멜렌데즈는 올해 리그에서 강한 타구를 가장 많이 만들어 낸 선수 중 한 명이다. 플라이볼의 Hard Hit%도 49.6%로 리그 평균(44.1%) 이상이었다. 하지만 종합적인 Hard Hit%가 23위였던 반면 플라이볼의 Hard Hit%는 플라이볼을 50개 이상 만들어 낸 274명 중 104위에 그쳤다.

< 발사각도에 따른 wOBA >

Hard Hit이 된 뜬공 타구 또한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플라이볼은 발사각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wOBA가 급격히 떨어졌다. Baseball Savant에 따르면 발사각이 32도보다 커지는 경우 타율이 2할대로 떨어졌으며, 35도보다 커지는 경우 wOBA가 3할대로 하락했다. 멜렌데즈의 경우 이번 시즌 35도 이상의 플라이볼 비율이 63.6%로 리그 평균(52.9%)보다 높았다. 플라이볼을 50개 이상 만들어 낸 선수 중 11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올해 멜렌데즈는 좌투수 상대로 좋은 발사각도의 타구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우투수 상대로는 대부분의 타구가 25도 근처에서 형성되었지만, 좌투수 상대 시에는 높은 발사각도의 타구가 다수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그는 좌투수 상대로 139타석에서 단 2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며 OPS는 0.552에 그치고 있다.


< 멜렌데즈 발사각도 별 타구 분포 그래프(상: 좌투수/하: 우투수) >

 

미완의 대기

지금 당장의 성적은 아쉽다. 하지만 멜렌데즈는 분명히 훌륭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다. 팬그래프 닷컴은 20-80 스케일에서 그의 Raw Power(순수 근력)와 Game Power(장타력)에 60점(평균 이상의 재능 수준)의 포텐셜을 부여했다. 그리고 Game Power의 경우, 이미 해당 점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25세 이하 선수 33명 중 멜렌데즈보다 높은 Hard Hit%를 기록한 선수는 7명에 불과하다.

워크에식 또한 뛰어나다. 멜렌데즈는 시즌 내내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이어 나갔다. 위트와 함께 ‘Heater Ball(야구공보다 말랑말랑한 피칭머신용 공)’을 이용해 패스트볼 대처 훈련을 진행했고, 상체를 조금 더 숙이는 등 타격폼을 수정했다(링크). 올스타 브레이크 때도 연구는 계속됐다. 멜렌데즈는 이 시기가 자신의 스윙을 깊게 들여다보고 제대로 수정할 수 있었던 시기라고 언급했다. 브레이크 이후 그는 타격할 때 공을 무리하게 당겨치려는 시도를 포기했다. 또한 보다 자연스러운 스윙 궤도로 공을 타격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게임 때도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스윙에 집중하고자 했다(링크).

< 멜렌데즈 전/후반기 스플릿 성적 >

변화는 어느 정도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후반기 멜렌데즈는 OPS 0.809 wRC+ 116 기록하며 전반기(OPS 0.622 wRC+ 68)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수치는 장타와 관련된 기록이다. 장타율이 0.137이나 증가했으며 홈런 생산 능력 또한 몰라보게 좋아졌다.

캔자스시티의 맷 콰트라로 감독은 멜렌데즈의 후반기 활약에 대해 그동안 쏟아온 노력이 이제야 성과로 드러나는 것이라 언급했다. 뛰어난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 이제는 좋은 성적이라는 마지막 퍼즐만이 남았다. 과연 멜렌데즈는 위트처럼 최고의 유망주에서 최고의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참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MLB.COM

야구공작소 원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재성,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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