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키움 히어로즈 로니 도슨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찬희 >

로니 도슨(Ronnie Silas Dawson), 키움 히어로즈

1995년 5월 19일생 (만 28세)

외야수, 우투좌타, 188cm 98kg

계약 총액 8만 5천 달러 (한화 약 1억 700만원)

 

키움 히어로즈와 에디슨 러셀의 재회는 성공적이었다. 러셀은 59경기에서 wRC+ 112.9, sWAR* 1.42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상이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러셀은 지난 6월 16일 한화 이글스전을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고 키움은 고민 끝에 방출을 택했다.

그리고 이안 맥키니 영입 당시처럼, 새로운 선수는 웨이버 공시 후 20분 만에 빠르게 발표됐다. 맥키니와 같은 독립 리그인 애틀란틱 리그 소속 로니 도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배경

<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 >

고등학교 초반까지만 해도 도슨은 미식축구와 야구를 병행했다. 하지만 무릎 부상으로 인해 미식축구를 포기하고 야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도슨은 야구에 재능을 보였다. 고교야구팀으로 복귀한 첫해 0.576의 타율을 올렸고 대학 시절에도 OPS 0.912를 기록하며 대학리그 올스타에 뽑혔다.

좋은 성적에 힘입어 도슨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62순위라는 높은 순번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된다. 그리고 루키리그를 거치지 않고 로우 싱글 A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타율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좋은 선구안과 가끔 터지는 장타를 보여주며 데뷔 3년 만에 트리플 A 진출에 성공한다. 게다가 2019년 휴스턴의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참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커리어는 순탄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힘든 시간이 계속되었다. 도슨은 2019년 트리플 A에서 매우 부진했고(0.147/0.231/0.176 wRC+ 1), 설상가상으로 2020년 코로나 사태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 기회가 왔다. 2021년 초반 휴스턴 야수진에 부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며 도슨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다. 하지만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고(3경기 출장) 다시 트리플 A로 강등됐다.

도슨은 그해 트리플 A에서도 wRC+ 82로 좋지 못했다. 그리고 이듬해 룰5드래프트를 통해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했다. 하지만 신시내티 트리플A에서도 활약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잃은 도슨은 맥키니가 뛰던 애틀랜틱 리그로 향했고, 이후 키움과 계약을 맺으며 한국으로 왔다.

 

스카우팅 리포트

< 2020년 기준 20-80 리포트 >

도슨은 드래프트 당시 상당한 주목을 받던 유망주였다. 188cm, 102kg의 건장한 신체조건과 미식축구에서 러닝백(쿼터백으로부터 공을 받아 뛰어서 전진하는 포지션)을 맡았을 정도로 뛰어난 운동능력.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도슨이 20-20을 달성할 수 있는 유망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도슨은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의 도슨은 지극히 평범한 타자였다.

특히 타격이 아쉬웠다. 2할 중반대의 타율, 그리고 3할 중반대의 장타율과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간신히 때릴 정도의 파워. 트리플 A 시절 도슨은 통산 GB/FB가 1.54에 달할 정도로 땅볼 타구를 많이 만들어 내는 타자였다. 올해 독립 리그에서는 64경기에서 0.512의 장타율과 13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리그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 트리플 A 통산 타구 분포 >

그나마의 장점은 출루 능력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도슨은 매 시즌 10% 내외의 BB%와 0.8 정도의 IsoD(출루율-타율)를 기록했다. 또한 도슨은 야구장 모든 구역에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데뷔 초에는 당겨친 타구의 비율이 높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밀어친 타구의 비중을 높이며 스프레이 히터로 변모했다. 대부분의 좌타자가 골머리를 썩이는 시프트도 도슨에게는 그리 효과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마이너리그 기록을 보면 뛰는 야구도 가능할 듯하다. 2018년 하이 싱글A 시절 90경기에서 29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마이너리그에서 거의 매 시즌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 트리플A에서는 14번의 시도 중 11개를 성공시키는 등 성공률 또한 괜찮았다(79%).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주력 자체는 특출난 수준이 아니지만 주루 센스가 좋은 편이라고 한다.

< 2022시즌 좌투수/우투수 스플릿 >

또한 여느 좌타자들처럼 우투수에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장타력 관련해서는 스플릿 성적의 차이가 꽤 컸다. 지난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는 45.5타수당 2홈런을 기록했지만, 우투수를 상대로는 33.6타수당 1홈런을 기록했다. 다만 투수 유형과 관계없이 볼넷은 많이 얻어내며 편식 없는 눈야구의 능력을 보인다.

< 마이너리그 통산 수비 이닝 >

수비력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트리플 A에서는 주로 코너 외야수로 출전했지만, 마이너리그 중견수 통산 수비 이닝이 2,055이닝에 달한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타구를 쫓아가는 능력이 훌륭하다고 한다.

다만 인상적인 포구 능력에 비해, 송구 능력은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2022년에 작성된 20-80 리포트에서도 송구 능력(Throws)이 평균 이하의 점수(40)를 받았고, 베이스볼 아메리카 또한 전천후 백업 수준의 송구 능력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전망

공∙수∙주 3박자에서 기본기를 모두 갖춘 도슨은 흔히 말하는 육각형 플레이어에 가까운 선수다. 다만 낮은 레벨의 리그에서는 육각형이 커지며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었지만, 높은 레벨에서는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없는 무색무취의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의 트리플 A 성적을 본다면 KBO에서의 모습은 후자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도슨에게 기대할 수 있는 성적은 그리 높지 않다. 투수 친화 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만큼 단점으로 꼽힌 장타력은 좋은 모습을 기대하기 더욱 힘들다. 높게 잡아도 wRC+ 100~110 정도가 도슨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대의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키움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러셀이 빠진 6월 17일 이후 키움의 팀 OPS는 9위(0.662)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외국인 선수 시장은 좋은 매물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성급한 선택은 오히려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과연 도슨은 키움이 기대하는 1군 선수 1인분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참고 = Baseball Reference, Fangraphs, Baseball Savant, STATIZ

야구공작소 원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찬희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2 Comments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