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키움 히어로즈 이안 맥키니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재성 >

이안 맥키니(Ian McKinney), 키움 히어로즈

1994년 11월 18일생(만 28세)

선발투수, 좌투좌타, 181cm 83kg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013~2018), 수시티 익스플로러스(2018), 시애틀 매리너스(2019~2022), 개스토니아 허니헌터스(2022~2023)

총액 18만 5,000달러(한화 약 2억 4,000만원)

 

이번 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선발진은 순항 중이다. 선발진 ERA, QS, sWAR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키움의 좌완 에이스 에릭 요키시는 웃지 못했다. 올해 요키시는 12경기에 나서 65.2이닝 ERA 4.39를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전근 파열 부상을 당하며 6주 출전 불가 판정을 받았다.

가을야구를 향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키움은 고심 끝 교체를 택했다. 요키시의 이탈로 인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키움은 웨이버 공시 1시간 이후 바로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발표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요키시와 같은 좌완 투수, 이안 맥키니였다.

 

배경

< 맥키니의 리그 레벨 별 통산 성적 >

맥키니는 윌리엄 R.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013년 MLB 드래프트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지명되었다. 당시 그의 체격은 5피트 11인치(181cm) 181파운드(83kg). 투수로서는 다소 작은 체구였지만 맥키니는 쇼케이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5라운드에 지명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계는 명확했다.

변화구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80마일 후반의 포심이 맥키니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시절 매키니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전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에는 더블 A에서 더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 시애틀 매리너스 이적 후에는 트리플 A에서 던질 기회를 얻었지만, 2시즌 간 76이닝 ERA 7.22를 기록하며 난타당했다.

2022시즌 도중 맥키니는 시애틀에서도 방출당했다. 이후 그가 눈을 돌린 곳은 독립 리그였다. 맥키니는 한국에 오기 전 미국 독립 리그의 개스토니아 허니 헌터스에서 1년간 플레잉 코치로 활약했다.

독립 리그에서의 성적도 좋지 못했다. 올해도 8경기에서 46.2이닝을 던지는 등 이닝 소화력은 준수했지만, 홈런을 많이 맞았고(HR/9 1.9) ERA 또한 4.24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맥키니가 속한 애틀란틱 리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리치 힐, 빅리그에서 짧게 활약했던 윌킨 카스티요도 뛰었던 리그로 40% 이상이 전직 메이저리거다. 따라서 해당 리그의 수준이 마냥 낮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 오기 직전에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소이다.

 

스카우팅 리포트

맥키니는 포심, 커터, 커브, 체인지업 총 4가지 구종을 던진다. 포심 패스트볼은 미국에서 그의 약점이었지만 KBO에서는 그렇지 않다. 90~93마일 사이에서 형성되는 포심의 구속은 리그 평균(2023시즌 143.7km) 이상이며 여기에 130km 후반대의 컷패스트볼도 섞어 던지는 만큼 타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앞서 말했듯, 변화구는 미국에서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체인지업은 포심과의 조합이 좋으며 맥키니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구종이라고 한다. 2019시즌에도 좌타자보다는 우타자와의 승부에서 더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등 더 나은 모습을 보였으므로 포심과 체인지업의 조합은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 2019시즌 맥키니 하이 싱글 A 스플릿 성적 >

또한 맥키니는 이른바 ‘학구파 선수’다. 미국 시절부터 트랙맨 데이터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시애틀 시절에는 랩소도 장비를 애용했다. 이를 이용해 포심과 변화구의 릴리스 포인트가 일치하는지 체크하고, 공의 회전 방향을 조정했다고 전해진다. 한국에서의 코칭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경험과 지식도 갖추었다.

 

결론

전무한 메이저리그 경력. 그리고 마이너리그에서도 한계가 뚜렷했던 투수. 맥키니는 이전에 LG에서 활약했던 코리 리오단을 떠올리게 하는 투수다. 활약한 시기가 다르지만, 둘 모두 싱글 A 레벨에서 3점대 중반의 ERA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더블 A부터는 4점대 이상의 ERA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두 선수는 볼넷 관리 능력에서 차이를 보였다.

맥키니가 리그 레벨이 올라갈수록 볼넷을 남발하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리오단은 마이너리그 통산 볼넷이 2개일 정도로 꾸준하게 안정적인 제구력을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KBO에서도 리오단은 타자들을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K/9 4.13 BB/9 1.98), 한 시즌 동안 sWAR 4.14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K/9를 바탕으로 한다면 맥키니의 구위는 리오단보다 한 수 위다. 게다가 잠실을 홈으로 쓴 리오단과 마찬가지로 맥키니 또한 비교적 투수 친화 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결국 관건은 제구다. 당장 두산과의 데뷔전만 하더라도 맥키니는 1회부터 고전한 이유는 제구가 흔들리며 타자들과의 카운트 싸움에서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맥키니에게 뛰어난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카일 글레이저는 KBO를 더블 A와 트리플 A 사이의 수준이라고 평가했는데, 맥키니는 양 리그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또한 현재 KBO에서 뛰고 있는 다른 외국인 투수들에 비해서도 마이너리그 성적이 너무나 떨어진다.

따라서 키움이 맥키니에게 거는 기대도 그리 크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미 키움은 안우진-아리엘 후라도-최원태-정찬헌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23시즌 팀 선발 WAA 리그 1위). 결국 맥키니에게 기대하는 임무는 ‘건강한 몸 상태로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에서 버텨주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과연 맥키니는 키움이 기대하는 최소한의 성적을 거두며 한국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만 만회할 기회는 아직 충분하다.

 

참고 = Baseball Savant, Fangraphs, Baseball America, SBNATION

야구공작소 원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재성,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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