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들의 협업 마케팅: 타 산업 속 야구만의 정체성을 담다

출처=구글

협업 마케팅이란?

기업들은 때때로 자신들의 상품을 전략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그 기업이 자신들과는 다른 분야의 계열이더라도 말이다. 이렇게 여러 기업이 함께 기획하여 실시하는 마케팅을 협업 마케팅이라고 한다.

협업 마케팅의 특성 및 사례

협업 마케팅의 경우 전략적인 측면에서 많은 기대 효과가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함과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한 기업이 지속해서 보였던 고유한 특성에서 벗어나 다른 기업과의 결합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상품들을 등장시킬 수 있다.

협업 마케팅은 특히 펀슈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효과적이다. 펀슈머는 재미를 뜻하는 Fun과 소비자를 의미하는 Consumer의 합성어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협업 마케팅을 통해 탄생한 상품은 이들이 새로움을 통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다. 2018년 MZ세대 사이에서 열풍을 이끌었던 곰표 마케팅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밀가루 제조 전문업체인 곰표에서 곰표 티셔츠를 시작으로 곰표 밀맥주, 곰표 팝콘, 곰표 나초 등 여러 상품을 출시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를 통해 곰표라는 브랜드는 MZ 사이에서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협업 마케팅이 비단 장점만 가진 것은 아니다. 협력하는 두 기업의 특성 차이에 따라 협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유성 매직 × 음료수 협업이 이에 해당한다. 병 디자인이 유성 매직 디자인과 흡사한 탓에 많은 소비자는 이 상품을 두고 특히 어린이들이 음료수를 실제 유성 매직과 오인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평을 남겼다. 결국 작년 국회에서 펀슈머 식품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이 제품은 판매가 중단됐다.

프로야구의 협업 마케팅

이처럼 다양한 장단점을 보유한 협업 마케팅이 프로야구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프로야구 구단들이 타 기업과 손을 잡고 상품을 출시 혹은 행사를 기획한 전례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SSG랜더스와 디즈니코리아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SSG랜더스의 모기업인 신세계는 올해 여러 차례에 걸쳐 SSG랜더스의 디즈니 협업 마케팅 행사를 실시했다.

일례로 올해 5월에는 자신들의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홈경기 3연전 동안 스타워즈 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스타워즈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팬클럽 코스튬 퍼레이드를 여는 등 경기장에 방문하는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스타워즈데이 한정판 유니폼의 경우 판매 5분 만에 준비 물량 400장이 모두 팔릴 만큼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어린이날 효과까지 더해져 홈경기 창단 첫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마블 에디션 한정판 유니폼을 출시해 팬들의 굿즈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앞서 언급한 SSG랜더스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프로야구 구단들이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손을 잡고 협업을 시도했다. 한화 이글스의 경우 2019년 슈펜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출시했다. 신발 브랜드와의 협업이었기에 신발 관련 상품이 주를 이뤘다. 한화 이글스의 대표 마스코트 수리 그림이 삽입된 슬리퍼는 수리를 좋아하는 많은 팬의 눈길을 끌었다. 수리 슬리퍼는 출시된 지 얼마 채 지나지 않아 품절 현상을 빚으며 구매하고자 하는 팬들은 예약 구매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한화 이글스는 슬리퍼, 스니커즈를 비롯해 에코백 등 17가지의 품목을 출시했고, 이는 프로야구 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한화 이글스는 실물 굿즈뿐만이 아닌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또 한 번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왓챠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구단 다큐멘터리 ‘한화 이글스: 클럽하우스를 제작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일반 프로야구 팬들은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라커룸에서의 선수 모습과 뒷이야기 등을 생생하게 접할 기회가 마련됐다. 이뿐만 아니라 스프링캠프 시즌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1년 동안의 스토리는 팬들에게 수베로 감독과 함께한 한화의 첫 시즌을 돌아볼 수 있는 추억의 시간이었다. 클럽하우스는 공개됨과 동시에 왓챠 TOP 10, 1위에 올랐으며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앞선 사례들이 각 구단과 기업 간의 협업 사례였다면 한국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KBO와 동원 참치의 협업도 진행된 바 있다.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이한 한국 프로야구와 같은 연도에 첫선을 보인 기업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KBO와 동원참치는 협업을 바탕으로 ‘동원참치 챔피언 에디션’ 30종을 출시했다. 해당 에디션의 각 캔에는 KBO 소속 구단의 엠블럼/로고/마스코트 등이 하나씩 새겨있어 다양한 구단의 팬들로부터 주목받았다.

사진=KBO 제공

전망

많은 프로야구 구단은 계속해서 팬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많은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앞서 열거한 다양한 협업 마케팅이다. 구단 그리고 KBO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며 팬들에게 흥미로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상품을 출시해왔다. KBO는 한국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아 10월 중으로 신세계푸드와 함께 노브랜드 버거 ‘베이스볼 버거팩’을 선보였다.

협업 마케팅의 특성에서도 볼 수 있듯 이는 재미와 새로움을 바탕으로 두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 충분하다. 한편으로는 협업을 하는 두 기업의 본질을 모두 흐리며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프로야구 구단들이 실행해온 협업 마케팅은 대부분 팬으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유니폼을 비롯해 구단의 다양한 상품에 협업의 결과물을 녹여내며 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협업 제품 및 기업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그 속에 야구라는 정체성을 담아냈다. 구단의 마스코트를 삽입한 슬리퍼, 구단의 스토리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등 구단을 나타내는 요소들을 제품 및 콘텐츠 곳곳에 포함했다. 이렇듯 각 구단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업 마케팅이 팬들의 흥미를 끌기 충분하다면 프로야구계에서 사라질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협업 마케팅을 바탕으로 펀슈머라고도 불리는 MZ세대들이 프로야구 팬으로서 경기뿐만 아니라 구단의 상품을 소비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재미 등 그 외의 다양한 매력도 느끼길 바란다. 이들이 단순히 재미있는 상품, 콘텐츠를 소비하기 원하는 것이 아니다. 프로야구 팬으로서 협업 마케팅을 통해 구단의 정체성이 녹아 있는 다양한 굿즈 그리고 콘텐츠 등 프로야구를 통해 접할 수 있는 프로야구만의 각종 즐길 거리를 계속해서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야구공작소 이승주 칼럼니스트

에디터= 도상현 홍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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