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 사직야구장을 리모델링했다. 홈플레이트를 2.9m 뒤로 밀었고, 4.8m였던 외야 펜스를 6m로 높이는 등 홈구장을 투수 친화적으로 바꿨다.
지난해 롯데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8km/h로 KBO리그에서 가장 빨랐다. 이런 빠른 공을 살릴 방도가 필요했기 때문에 사직야구장을 투수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바꾼 것이다.
지난해 롯데는 10개 구단 중 홈에서 가장 많은 실점(435점)을 했다. 올 시즌도 홈에서 389실점(울산구장 제외시 374점)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내주고 있다. 그렇다면 바뀐 구장의 효과는 없는 것일까? 또 롯데가 꿈꿨던 ‘투수 왕국’은 허상이었을까? 사직구장에서 65경기를 마친 14일 기준으로 바뀐 사직야구장과 함께 올 시즌을 들여다봤다.
2021~2022년 사직야구장에서 나온 홈런을 계산하면 유의미한 경향성이 보인다. 작년에는 원정팀들이 사직에서 롯데보다 21개 더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올해는 4개 차이다. 롯데의 손해가 줄어든 셈이다.
홈·원정경기 전체 피홈런을 계산해도 선전했다. 롯데 투수진은 지난해 홈런 133개(전체 3위)를 허용했지만, 올해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76개의 홈런만 맞았다.
탈삼진과 볼넷 수치에서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K/9(9이닝당 삼진)은 지난해 7.47개(4위)에서 올해 8.35개(1위)로 늘어났다. 반면 BB/9(9이닝당 볼넷)은 4.65개(9위)에서 3.47개(5위)로 감소했다. 탈삼진이 늘고, 볼넷은 줄어든, 아주 이상적인 결과다.
인플레이 타구에는 운과 수비가 작용한다. 인플레이 타구를 제외하고 위에서 언급한 탈삼진, 볼넷, 피홈런은 순수하게 투수의 책임이라 볼 수 있는 세 가지 지표들(TTO·Three True Outcomes)이다. 롯데 마운드는 이를 기반으로 한 지표인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가 뛰어났다. 지난 시즌 롯데의 FIP는 8위에 불과했으나 투수들이 성장한 올 시즌에는 2위(3.63)로 껑충 뛰어올랐다. 즉 롯데의 투수들은 새로운 구장의 덕을 톡톡히 보면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이뤄냈다는 뜻이다.
하지만 팀 평균자책점과 함께 살펴보면 앞선 지표들이 무색하다. 올해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4.53으로 9위에 그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과 팀 FIP 값을 뺀 값을 살펴보면 0.89로 리그에서 차이가 가장 크다. 평균자책점의 경우 투수의 몫뿐만 아니라 운과 수비의 영역도 들어가는 지표이다. 그렇기에 투수의 책임으로 몰아가기에는 불공평한 부분이 있으며 운과 수비의 영역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올 시즌 롯데의 수비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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