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야구공작소 배형빈>
앤서니 알포드(Anthony Alford)
1994년 7월 20일, 미시시피주 콜럼비아
우투우타, 185cm, 95kg
헨리 라모스는 오프 시즌 초반부터 여러 팀과 링크가 날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던 외국인 타자였다. 라모스는 무난하게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 듯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4월 23일 맞은 사구로 인해 오른쪽 새끼발가락 골절상을 입었고 최소 4주에서 6주 정도 회복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KT 위즈는 부상 초기엔 그를 기다리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강백호까지 빠진 타선이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교체를 결정했다.
배경
앤서니 알포드는 어린 시절부터 미식축구와 야구를 병행하며 두 스포츠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워낙 뛰어난 운동신경을 지녔기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무성했다. 그러나 알포드는 미식축구를 계속하고 싶어 했고, 이로 인해 지명 순위가 밀리며 토론토에 3라운드에서야 지명받게 된다.
프로 무대에 입성한 이후에도 알포드는 미식축구와 야구를 병행했다. 하지만 2014년 9월 이후 알포드는 야구에 집중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후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5시즌 싱글 A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리그 올스타에 선정되었고, 2016년에는 빅리그 스프링캠프에도 초청받았다.
이후에도 활약은 계속되었다. 토론토는 알포드를 룰5드래프트에서 보호하기 위해 40인 로스터에 넣었고, 2017년에는 팀 내 유망주 3위이자 전체 70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너무나 어려운 무대였다. 그는 토론토에서 총 46경기를 뛰었지만 1할대의 타율과 2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후 이적한 피츠버그에서도 시련은 계속되었다. 입단 후 얼마 되지 않아 팔꿈치 부상을 당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여전히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피츠버그에서 지명 할당된 이후에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빅리그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 결국 한국 무대로 눈을 돌리게 된다.
스카우팅 리포트
<앤소니 알포드 메이저리그 / 마이너리그 성적표>
어릴 때부터 미식축구와 야구를 병행했을 정도로 알포드는 타고난 운동능력을 인정받았다. Fox Sports는 알포드가 슬러거 스타일의 타자는 아니지만 두 자릿수 홈런은 기대할 수 있는 선수라 평가했고,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알포드의 파워는 나쁘지 않았다.
<알포드 2021시즌 스탯캐스트 관련 지표>
– Exit Velocity는 타구 속도, Barrel%는 배럴 타구 비율을 지칭한다.
<알포드 2021 시즌 Plate Discipline 관련 지표>
– Chase%는 존 바깥 공에 배트가 나간 비율, Whiff%는 헛스윙 비율을 지칭한다.
빅리그에서 49경기 148타석에 나섰던 지난 시즌, 알포드는 표의 배럴 타구 비율 (Barrel%)이나 강한 타구 비율 (Hard Hit%)에서 보듯이 평균 이상의 장타를 생산해냈다. 적어도 배트에 공이 맞았을 때는 생산력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선구안도 나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의 공에 스윙한 비율 (Chase%)은 리그 평균 수준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컨택이었다.
유망주 시절부터 알포드는 빠른 배트 스피드를 지녔다고 평가받았으며, 본인 스스로도 건강하다면 3할은 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최근 알포드의 컨택 능력은 수준 이하의 모습이다. 지난 시즌 알포드는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높은 헛스윙률(Whiff%)를 기록했으며, 존 바깥 공에 큰 약점을 보였다.
헛스윙은 구종을 가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 알포드는 패스트볼, 브레이킹 볼, 오프스피드 피치를 상대로 모두 30% 이상의 헛스윙률을 기록했다. 특히 포심 패스트볼을 상대로도 45.5%의 헛스윙률을 기록하며 극악의 모습을 보였다. 하이 패스트볼은 지난 시즌 알포드를 상대할 때 가장 효과적인 공이었다.
<좌-알포드 포심 패스트볼 상대 존 별 헛스윙률/우-MLB 포심 패스트볼 상대 존 별 헛스윙률>
아쉬운 타격에 비해 주루와 수비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앞서 말했듯, 애초에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하는 알포드이며 Sprint Speed 같은 경우에는 올해에도 메이저리그 상위 2%에 들 만큼 빨랐다. 좋은 타구 질에 빠른 주력이 더해진다면 보다 많은 장타를 생산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출루 시 투수를 압박하는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알포드의 빠른 주력은 KT에게 더욱 긍정적인 요소이다.
수비 또한 마찬가지다.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지난 시즌 좌익수 자리에서 253이닝을 소화하며 +3의 OAA를 기록한 만큼 나쁘지 않은 수비를 기대할 수 있다.
전망
알포드는 나쁘지 않은 선구안과 파워를 가지고 있는 타자다. 특히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리그 평균 이상의 홈런 생산 능력을 보여준 만큼 홈런에 대한 KT 팬들의 갈증 또한 충분히 풀어줄 수 있다(알포드 16.1 타석당 1홈런 / 리그 평균 32.2 타석당 1홈런).
현재 KT는 리그 4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향한 추격을 이어가고 있다. 좋은 투수진을 가진 만큼 타선의 활약만 뒷받침된다면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투수진 WAR 리그 3위 / 타선 WAR 리그 5위), 알포드의 활약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과연 알포드는 KT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 수 있을까?
야구공작소 원정현 칼럼니스트
참고 – Baseball America, Baseball Savant, Fangraphs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재성, 홍기훈,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배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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