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두산과 KT의 플레이오프 3회초 2사 1, 3루. 1-0 팽팽한 승부 속 두산 타석에는 3볼 상황의 김재환. 2021시즌 삼성과 두산의 경기. 3회초 2사 1, 3루 1-7로 끌려가고 있는 두산 타석에는 3볼 상황의 양석환. 지금 상황, 여러분이 김재환, 양석환이라면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 3볼 타격을 2015년부터 2021년까지의 KBO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아봤다.
3볼 스윙은 매우 적었다.
3볼 상황에서 타자들의 스윙 비율을 알아본 결과 다음과 같았다.
2015~21년 KBO 리그 카운트별 기록
위의 스윙비율은 아래와 같다. 루킹에는 HBP(Hit By Pitched)를 포함했다.
스윙비율 = {파울 + 헛스윙 + (타수 + 희플) + 번트} / {파울 + 헛스윙 + (타수+희플) + 번트 + 루킹}
*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는
헛스윙 =헛스윙 삼진 + 낫아웃 ,
타수 + 희플 = 삼진 제외 타수 + 희생플라이
3볼 상황에서 평균 6.4% 배트가 나오는데 다른 카운트에서는 평균 50.1% 배트가 나온다. 위 결과를 통해 3-0 상황에서는 타자들이 유리하긴 하지만 쉽사리 스윙 하기에는 부담이 있는 카운트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타격 결과는 좋았으나 그래도 지켜보는 게?
2015~21년 3볼 상황 스윙 여부별 그 타석에서의 최종출루율
3볼에서 스윙한 타자들의 최종출루율과 스윙하지 않은 타자들의 최종출루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스윙을 하지 않았을 때 출루율이 0.243 더 높았다. 현재까지는 3볼에서 출루가 목적일 경우 타격보다는 지켜보는 것이 지금까지는 더 옳은 선택지로 보인다.
3볼에서의 투구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3볼이라는 상황은 투수에게 불리하다. 유인구를 통해 승부를 피한다는 인식이 있는 이유다. 실제로 제구가 흔들리는 투수들은 이 상황에 직면하면 볼넷을 자주 허용한다. 반대로 구속을 줄이고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에 투구하는 투수들도 있다. 각 카운트별 Zone%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실제 스트라이크존인 17인치에서 야구공 반지름만큼 보정
홈플레이트 가운데(0) 기준 좌, 우 보더라인 길이 = {(1.42 * 2 + 17) / 12 } / 2 = 0.8266667ft
야구공 반지름 = 3.615cm = 1.42인치, 홈플레이트 길이 = 17인치, 1피트 = 12인치)
2017~2021년 각 카운트별 Zone%
위 표를 살펴보면 3볼 1스트라이크에서 Zone%가 가장 높고 3볼이 그 뒤를 잇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즌 각 카운트별 투구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3볼에서는 80%가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균구속을 살펴보면 3볼 이전에 비해 3볼 상황에서 직구 평균구속이 1km/h 정도 떨어졌다. 치기 좋은 느린 속구는 타자에게 좋은 기회다. 타격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무조건적인 답이라는 결정을 내리기에는 위험하다.
2021년 카운트별 직구 구사율
2021년 3볼 이전과 3볼 상황 직구 구속비교
(3볼 이전은 0-0, 1-0, 2-0 상황 합산)
그래서 3볼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두 번째 문단으로 다시 올라가면 3볼에서 스윙을 하지 않은 타자(0.574)의 경우 스윙을 한 타자(0.817)보다 더 높은 출루율을 보였다. 주자를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웨이팅 시그널이 보편적인 이유겠다.
2015~21년 3볼 상황 스윙 여부별 그 타석에서의 최종OPS
3볼에서 스윙한 타자와 스윙하지 않은 타자의 OPS를 비교했을 때는 두 상황에서의 값이 큰 차이가 없었다. 3볼에서의 스윙이 출루율 면에서는 손해를 볼지라도 장타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두려워하지 말고 배트를 내도 좋다고 볼 수 있다.
출루를 위해 그냥 기다리기에는 프로 경기에서 한 타석에 온 실투를 놓친다면 다음은 장담할 수 없다. 위처럼 3볼 상황은 상대의 실투가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 공격팀 벤치 역시 팀의 중심 타자들에게 3볼에서도 다른 카운트와 똑같이 적극적인 배팅을 주문한다. 같은 맥락에서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에게 적극적인 타격을 지시했다. 김재환은 적시타를 터뜨리며 2차전 데일리 mvp를 가져갔다. 하지만 2021년 삼성전에서 양석환은 강한 타구를 생산하고도 병살타로 물러났다. 1-7 상황이었지만 직구에 강하고 장타력이 있는 양석환이었기에 충분히 기대할만했다. 설령 기다렸다고 해도 “방금 같은 공이 양석환에게 다시 찾아올까?”라는 질문의 답은 “아니요” 이다.
출루가 절실한 상황이라면 3볼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팀의 중심 타자 혹은 그날 감이 좋은 타자가 3볼 상황에 있다면 그 선수를 믿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야구공작소 순재범 칼럼니스트
에디터= 야구공작소 홍기훈 전언수
기록 출처= 스탯티즈(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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