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년 차 징크스

[야구공작소 박선후]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른 선수들의 2년 차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첫해부터 큰 무대에서 재능을 뽐냈으니 계속해서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도 많지만, 상대팀의 집중 견제와 분석, 부상 등으로 인해 성적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후자의 시선을 함축한 표현이 바로 ‘2년 차 징크스’다.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선수들은 실망스러운 2년 차 시즌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이 속설은 오늘날에도 스포츠 업계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땠을까. 데뷔 시즌부터 성공을 거둔 선수들은 정말로 2년 차 들어 성적이 떨어졌을까?

성공의 기준

먼저 성공적인 데뷔 시즌의 기준을 잡아야 한다. 어떤 선수가 신인왕을 수상하거나 신인왕 투표에서 표를 얻었다면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인왕 투표에서의 득표 여부를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표를 받지는 못했지만 순위에 오른 선수들과 비슷한 성적을 낸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 역시 성공적인 첫 시즌을 치렀다고 보는 편이 옳다.

그렇다면 활약의 척도로는 어떤 지표가 적절할까. 이 글에서는 선수 평가에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지표 중 하나인 fWAR(팬그래프 제공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활약의 척도로 삼았다. fWAR은 타격, 투구, 수비, 주루를 포괄적으로 평가하므로 선수의 종합적인 활약을 가늠하기에 적합하다. 

‘성공’의 기준으로는 신인왕 투표에서 한 표 이상 획득한 선수들의 평균 fWAR 값을 사용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9년 사이에 메이저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1표 이상을 획득한 78명의 데뷔 시즌 평균 fWAR은 2.47이다. 이렇게 성공적인 데뷔 시즌의 기준을 마련했으니, 이제 이 조건을 만족하는 데뷔 시즌과 2년 차 시즌의 실제 사례들을 모아볼 차례다. 메이저리그에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규정 이닝 또는 규정 타석을 소화하면서 fWAR 2.47 이상을 기록한 신인들을 추려본 결과, 총 85명이 조건을 모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 85명의 2년 차는 데뷔 시즌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을까. 여기서는 통계적 분석 방법인 ‘대응검정’을 사용했다. 성적 하락이 일어날 확률을 기초로 그 타당성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세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바로 결과를 알아보자. 분석 결과, 해당 선수들의 2년 차 성적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성적 하락이 나타났다.

성적 하락은 그래프의 분포 양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그래프에서는 성적 차이의 분포가 오른쪽으로 치우친 모습이 나타난다. 이는 양의 성적 차이를 기록한 선수들이 다수였다는 뜻이고, 양의 성적 차이는 곧 데뷔 시즌보다 2년 차 시즌의 성적이 나빴다는 뜻이다. 성적이 상승한 경우가 없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그래프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줄어드는 하락폭

<시대별 1년 차 성적과 2년 차 성적 차이>

그렇다면 과거의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찬가지의 경향이 나타났을까?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데뷔한 선수들을 같은 방법으로 조사해본 결과, 두 시기에도 2010년대와 마찬가지로 2년 차 들어 성적이 하락하는 추세가 관찰됐다. 다만 최근으로 접어들수록 그 하락 폭이 작아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평균값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평균이 같더라도 표준편차가 다르면 자료의 양상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보정하기 위해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눴다. 이 값을 성적하락 크기라 부르기로 한다. 성적의 하락 폭은 2010년대로 올수록 작아지는 추세를 그렸다. 선수들이 2년 차 징크스에 전보다 잘 대응하고 있다고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인 타자의 약진

<시대에 따른 투수, 타자의 성적 차이>

하지만 투수와 타자가 동일하게 2년 차 징크스에 잘 대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투수와 타자를 구분해 조사해본 결과, 지난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대체로 타자 쪽이 투수보다 더 큰 낙폭을 경험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서는 상황이 역전됐다. 이제는 투수의 하락 폭이 타자보다 큰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투타 사이의 낙폭 역전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말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꾸준히 감소 추세를 그리고 있는 타자들의 하락 폭이다. 혹시 타자들은 2년 차 징크스를 극복하는 나름의 요령을 찾은 것일까?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9년을 빛낸 신인 타자들에게도 인상적인 2년 차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


에디터: 야구공작소 김준업, 이의재

기록 : fangraph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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